두산인프라코어 눈독 GS건설, ‘기갑공병사단’ 청사진?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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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가격은 최대 1조원으로 자본시장의 대형 M&A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GS그룹은 그동안 조 단위 대형 M&A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습니다. 2008년 대우조선해양(6조3000억원)과 2012년 롯데쇼핑(1조2000억원) 인수전에서도 중도 하차했죠. 대형 M&A는 필연적으로 리스크를 동반합니다.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고, 조선업과 항공업처럼 시황이 급격하게 악화될 경우 ‘애물단지’가 되어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GS그룹처럼 신중하게 인수 가치를 따지는 모습은 소극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안정적인 경영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의 우선협상대상자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현대중공업지주와 GS건설 등 5곳의 후보군이 경쟁하고 있죠.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지주와 GS건설이 유력한 후보군으로 보입니다. 승자를 가리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GS건설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에 얼마나 의지를 갖고 있는지 들여다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GS건설과 두산인프라코어의 시너지는 모호한 점이 없지 않습니다. 이유는 두 회사가 영위하는 업종이 밸류체인 상 전후방산업이 아닌 연관산업이기 때문입니다. 자사를 기준으로 최종 소비자와 가까운 업종을 전방산업, 소재나 원재료 공급에 가까운 업종을 후방산업이라고 합니다. GS건설은 건설업을 영위하고 있고, 두산인프라코어는 굴삭기 등 건설기계를 생산합니다.

두 업종은 연관성이 커 시너지가 있어 보이지만, 밸류체인 상 전후 관계는 아닙니다. GS건설이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비즈니스적인 측면과 지배구조 측면의 이유로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보입니다.


GS건설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통해 노리는 건 바로 ‘스마트 시티’ 사업입니다. 산업계에서 ‘스마트(Smart)’라는 말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 만큼 다소 모호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따르면 스마트 시티의 정의는 100여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스마트 시티는 정보통신기술(ICT)과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도시 문제를 해결하고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미래 지향적인 도시라는 뜻입니다. 과거 유비쿼터스 도시와 개념적으로 대동소이합니다. 차이가 있다면 스마트 시티는 시민의 생활에 초점을 맞추고 서비스와 인프라를 함께 개발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친환경적이고 안전하고, 디지털 친화적인 도시를 만들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나서 지원하는거죠.

스마트 시티는 전세계적인 대세입니다. 2012년 중국이 스마트 시티 구축을 선언했고, 2015년 인도가 가세했습니다. 선진국들에 이어 신흥국까지 참여하면서 글로벌 흐름으로 자리잡는 모습입니다. 2025년 전세계 스마트 시티 시장 규모는 2조 달러(한화 2276조원) 수준이라고 합니다. 신사업 기회를 노리는 기업들에게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가 열린 셈이죠.


스마트시티 사업에서 GS건설의 역할은 무엇이고,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통해 얻는 효과는 무엇일까요. GS건설은 스마트시티 사업에서 도시 인프라를 구축하는 하드웨어적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컨설팅 서비스 제공업체 프로스트 앤 설리번(Frost & Sullivan)은 스마트시티에서 인프라 부문은 13.1%를 차지하고, 연평균 11.1%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GS건설은 2018년 스마트 시티를 주도하기 위해 전담 조직을 꾸려 준비했습니다. GS건설이 스마트 시티로 눈을 돌린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국내 건설업계는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입니다. 신규 주택사업은 저조하고, 재건축 및 재개발 사업은 위축된 상태입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건설수주는 지난해보다 6.1% 감소한 155조원을 기록할 전망입니다. 건설업의 침체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스마트시티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보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과거 국내 건설사들은 국내 주택시장의 침체에 대응해 해외에서 정유공장과 발전소 등 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는데 대규모 손실만 입고 돌아왔습니다. 속 쓰린 경험들로 건설사들은 플랜트 공사라고 하면 ‘손사래’를 한다고 합니다.

GS건설도 2013년 대규모 프로젝트 공사에서 손실을 입으면서 순손실 규모가 1조원에 달했습니다. 이후 적자는 2017년까지 지속됐었죠. ‘속 빈 강정’과 같았던 플랜트 공사와 달리 스마트 시티는 장기간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으로 보입니다.


스마트 시티 사업은 백지 상태의 부지에 도시를 짓는 국가시범단지형태와 지역 거점 육성 형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세종시와 부산시가 선정됐습니다. 중국은 150개의 도시를 스마트 시티로 선정했다고 합니다. 전세계적으로 민관이 합동해 여러 지역을 스마트 시티로 탈바꿈하고 있는 셈이죠.

건설업계에 따르면 인프라 구축에 특화된 기업들이 스마트 시티 사업자로 선정되는 데 이점이 있다고 합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스마트 시티의 경우 단순히 인프라 개발에 능력이 있는 기업보다 넓은 시각을 활용해 프로젝트 매니저로서 전체적인 방향성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이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시공만 잘 하는 것만으로 메리트가 크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GS건설이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할 경우 건설용 중장비 사업까지 영역이 확장됩니다. 건설기계는 도로와 건물 등 대규모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쓰이고, 농업과 산림 등 다양한 현장에서 쓰입니다. 자재 운반과 파쇄 등의 용도로 활용됩니다. 건설기계 산업은 금속 소재부터 엔진, 유압부품까지 고부가가치 기술이 요구되는 산업이고, 진입 장벽 또한 높습니다.

GS건설이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할 경우 ‘기갑 공병사단’을 보유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스마트 시티 추진 과정에서부터 건설기계를 효율적으로 배치 및 조달할 수 있게 되는거죠. 두산인프라코어는 건설기계에 I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기술 개발을 추진해 왔습니다. 드론을 통해 3차원으로 공사를 측량하고, 시공 계획을 수립해 최적의 작업 계획을 짤 수 있었죠. 생산성과 건설현장의 안전성을 높여 ‘1석2조’ 효과를 누렸다고 합니다. 최근 건설사도 이 기술에 관심이 높습니다.

스마트 시티의 사업성이 커진 만큼 GS건설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로 수주를 확대할 기회가 생기는 셈입니다. 게다가 두산인프라코어는 글로벌 건설기계 업체 중 점유율이 9위인 업체입니다.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 또한 높습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건설기계 판매로 연간 3000억원 가량의 현금(EBITDA 기준)을 창출합니다. 업계에서는 1조원을 들여 인수할 가치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GS건설은 실적과 재무 상황을 보면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할 여력은 충분해 보입니다. GS건설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은 7조3089억원, 영업이익은 546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4.2%(3094억원), 영업은 6.5% 줄어드는데 그쳤습니다. 2017년 적자에서 탈출해 흑자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상반기 기준 별도 현금성 자산은 1조5211억원입니다. 부채비율은 171%로 재무건전성이 좋은 편도 아니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닙니다. 건설업은 현금 유출입이 활발한 만큼 안정적으로 재무구조를 관리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성 차입금은 6546억원으로 상환 부담이 큰 수준은 아닙니다.

GS건설은 이번 인수전에 사모펀드인 도미누스PE와 공동 참여했습니다. GS건설이 전략적 투자자(SI)로, 도미누스PE가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하죠. FI와 함께 참여하는 만큼 인수비용에 대한 부담은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건설업의 불황에도 실적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고, 재무구조도 비교적 탄탄해 보입니다. GS건설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서 승자가 되는 데 있어 가장 큰 ‘난관’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지 여부인 셈입니다. GS건설은 글로벌 9위의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할 수 있을까요. 이번 인수전의 ‘관전 포인트’로 보입니다.

다음편에서는 GS건설이 두산인프라코어를 탐내는 이유를 지배구조적인 측면에서 접근해 보겠습니다.

 

구태우 기자(teoku@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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