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파일 ‘캐시카우’될까…세아그룹 3세 신사업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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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제강지주가 신사업 준비에 한창입니다. 세아제강지주는 영국 ‘에이블 해양 에너지 파크’에 모노파일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공장은 2022년 완공 예정입니다.

모노파일이라고 하면 생소할 수도 있습니다. 모노파일은 해상풍력발전기의 하부를 지탱하는 기초구조물입니다. 세아제강지주는 해상풍력발전기의 ‘지지대’를 생산하는 사업을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현지 공장을 짓기로 한거죠.


현재 글로벌 발전시장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화력발전에서 친환경 발전으로 넘어가는 추세입니다. 특히 해상풍력발전의 공급이 늘어날 전망입니다. 해상이 육상보다 풍력 자원이 풍부하고,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용이하기 때문이죠.

시장은 2025년경 해상풍력발전의 시장 규모가 조선업보다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해상풍력발전기를 지으려면 수심 30미터에 너비 4~6미터 크기의 모노파일을 시공해야 합니다. 세아제강은 부산파이프 시절인 1975년부터 강관을 생산해 경쟁력을 갖고 있는 만큼 모노파일로 빠르게 전환이 가능합니다.

세아제강지주는 2023년부터 연산 16만톤 규모의 모노파일을 생산할 수 있게 됩니다. 현지 생산해 영국을 비롯해 유럽 전역에 납품하게 되죠.

세아제강지주는 시장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면서 사세를 확장했습니다. 과거 건축용 파이프에서 출발해 현재 오일 및 가스관까지 생산하고 있습니다. 북미 지역에서 셰일가스 개발이 한창일 때 현지에 에너지용 강관을 공급했습니다.

친환경 에너지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이번에는 해상풍력용 모노파일에 진출한거죠.

세아제강지주가 새롭게 생산할 모노파일이 유럽 현지에서 기대만큼 팔릴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해상풍력발전설비의 하부구조물(모노폴리 포함)은 독일 EEW와 스틸윈드, 네덜란드 Sif가 주요하게 공급하고 있습니다. 2016년 기준 시장점유율은 EEW와 Sif가 각각 32.5%, 28.2%를 차지하고, 스틸윈드가 14.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미 시장지배자들이 형성된 상황에서 세아제강지주의 모노파일이 기대만큼 팔릴까요. 철강업계는 세아제강지주가 후발 주자임에도 유럽에서 잠재 수요를 충분히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영국은 해상풍력설비의 핵심 시장입니다. 영국은 지리적으로 3면이 바다입니다. 이러한 특성으로 해상풍력을 통해 전력을 공급받기 좋은 환경이죠. 하지만 영국 내에는 모노파일 생산 공장이 없어 독일 등에서 전량을 수입했습니다. 운송비 등으로 모노파일을 시장가격보다 비싸게 구입했죠.

세아제강지주가 영국 현지에 공장을 세우면서 앞으로 모노파일은 현지 생산 현지 공급 체계를 갖출 수 있게 됐습니다. 세아제강지주는 유정용 강관 등 초대형 강관을 만들면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대형 해상풍력발전설비에 들어갈 메가 모노파일 또한 생산이 가능하죠.

업계에 따르면 메가 모노파일을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극소수라고 합니다. 세아제강지주가 후발주자라는 한계에도 잠재 수요를 확보할 것으로 보는 관측도 이 때문입니다. 업계는 메가 모노파일의 영업이익률이 기대 이상으로 높을 것으로 봅니다. 모노파일을 대형화한 만큼 제품 가격이 높게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기업이 신규 투자를 통해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일은 장려할 일입니다. 특히 철강업처럼 본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면 시장의 변화에 대응해 신사업에 나서는 건 바람직하죠.

이렇듯 3대 째를 맞은 세아그룹은 신사업을 발굴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세아홀딩스는 지난해 알루미늄 업체 알코닉코리아를 인수했습니다. 세아홀딩스는 M&A를 통해 사업영역을 다각화하고, 방산과 우주과학 등 첨단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하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차량과 산업기계에서 쓰이는 특수강은 전방사업이 침체될 경우 덩달아 실적이 악화되기 때문입니다.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부사장은 친환경발전설비의 소재 분야에, 이태성 세아홀딩스 부사장은 첨단 소재 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세아그룹은 지주사를 중심으로 한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세아그룹은 2001년 세아홀딩스를 통해 특수강 부문의 지주사 전환을 마쳤습니다. 2018년 세아제강을 인적분할해 세아제강지주를 설립했고, 강관 부문의 지주사 전환도 마쳤죠.

세아그룹은 ‘한지붕’ 아래 두 개의 지주사를 두고 있습니다. 특수강 부문은 이태성 부사장이, 강관 부문은 이주성 부사장이 맡고 있죠. 지주사 체제는 ‘사촌 경영’ 체제가 불협화음없이 이어지는데 구심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계열분리를 하는 대신 지주사를 하나씩 맡아 운영하는거죠.

그런데 철강시장이 침체되면서 지주사 살림을 꾸리기 어려워졌습니다. 철강사업은 중간재에 해당돼 전방산업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구조입니다. 특수강 부문은 지난해 0.03%의 영업이익률을 냈고, 강관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3%를 기록했습니다.


세아홀딩스와 세아제강지주 모두 세아베스틸과 세아제강이 주된 배당 수익원인 만큼 본업의 악화는 지주사를 영위하는데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세아제강지주는 매출 98억원, 영업이익 2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세아제강지주는 세아제강을 비롯해 △세아씨엠 △동아스틸 △세아스틸인터내셔널 등 17개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세아제강의 영업이익률은 2010년 7%를 넘기도 했지만 현재 3%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세아씨엠의 영업이익률은 0.7%(영업이익 30억원), 동아스틸은 적자인 상황입니다. 해외법인의 지주사인 세아스틸인터내셔널은 매출 92억원, 영업이익은 8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세아제강지주는 지난해 매출 중 69.3%(68억원)를 자회사 배당을 통해 벌었습니다. 배당 중 82.5%는 세아제강으로부터 나왔습니다. 세아제강지주는 지난해 2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세아제강지주는 지난해 60억원을 배당했는데 이중 36억원은 이순형 회장 등 오너일가에게 지급됐습니다. 당기순이익(28억원) 이상으로 배당금을 지급하면서 배당성향은 마이너스(-) 197%를 기록했습니다. 무리한 배당 때문일까요. 올해 차입금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아제강지주의 3분기 별도 기준 총차입금은 53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단기차입금은 311억원, 장기차입금은 22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주사 전환 당시인 2018년 말 총차입금은 220억원이었습니다. 지난해 말 341억원으로 늘어난 후 올해 3개 분기 동안 192억원(36%) 증가했습니다. 재무활동 현금흐름도 올해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38억원에 그쳤던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올해 133억원을 기록했죠. 단기차입금을 196억원 빌리면서 재무활동 현금흐름이 급증한거죠.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기업이 자본을 조달하고 상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현금의 유출입을 기록한 계정입니다. 이 항목은 지주사 전환 후 큰 변동이 없었는데 올해 눈에 띄게 급증했습니다. 세아제강지주는 “해외 투자자금 및 운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차입금을 늘렸다”고 설명했습니다.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부족해진 유동성을 채우기 위해 차입금을 빌린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말 세아제강지주의 현금성 자산은 3억원에 불과했습니다. 올해 보유현금은 98억원으로 3개 분기 동안 96억원 증가했습니다.

기업은 성장을 지속할 수 있도록 당기순이익의 일부를 배당하고, 나머지를 적립합니다. 지주사의 경우 순이익의 일부를 적립해야 자회사의 유동성 지원도 할 수 있고, 신사업 투자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배당가능 이익 이상으로 배당이 지속된다면 지주사로서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없게 될 수도 있습니다.

세아제강지주가 모노파일 사업에 나선 것도 지주사를 꾸리는데 신사업이 절실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모노파일 사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경우 세아제강지주는 신규 배당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죠.

구태우 기자(teoku@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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