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투자 네패스아크, 재원 마련 부담 없을까

어떤 기업을 다루나요

• 네패스아크는 시스템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솔루션을 제공하는 코스닥 상장사입니다. 모회사 네패스가 2019년 4월 시스템반도체 테스트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했습니다. 14일 기준 시가총액은 6001억원으로 모회사 네패스(8278억원)를 따라잡는 모양새죠. 최근에는 연이은 투자로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시스템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솔루션을 제공하는 네패스아크가 또 한 번 대규모 투자를 예고했습니다. 이번엔 반도체 테스트 장비를 사들이는데요. 양수금액이 995억원에 달합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이 504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비용이죠.

네패스아크는 이번 장비 투자를 제외해도 올해만 3건의 신규 투자 내역을 공시했습니다. 차례대로 살펴볼까요. 지난 2월에는 190억원 규모 설비 투자 계획을 밝혔고요. 지난 4월 150억원, 지난 5월 280억원 규모 설비 투자를 재차 진행했습니다.

대규모 투자에는 늘 한 가지 궁금증이 뒤따릅니다. “투자 여력은 충분할까”인데요. 종종 재무 여력에 맞지 않는 무리한 투자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는 업체들이 있으니까요.

먼저 부채비율, 유동비율 등 현재 재무 지표부터 살펴봤습니다. 2019년 이후 부채비율을 계산해봤는데요. 2019년 402.1%에 달했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103.9%, 올해 상반기 59.6%까지 떨어졌습니다. 부채비율은 기업이 보유한 돈, 부동산 등 자산에서 빚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보통 기업 부채비율이 100% 미만이면 재무 상태가 건전하다고 평가합니다. 네패스아크의 재무건전성은 우량하죠.

같은 기간 유동비율도 집계해봤습니다. 올해 상반기 유동비율은 182.9%입니다. 지난해 말(183.3%)보다 소폭 낮아졌으나 여전히 높죠. 유동비율은 기업이 빚을 잘 갚을 수 있는지 따져볼 수 있는 지표인데요. 보통 유동비율이 100%를 초과하면 유동성이 풍부하다고 평가합니다.

네패스아크 재무건전성은 우수해 보입니다. 그럼 투자 능력이 있는지 분석해봐야겠죠. 기업은 투자금을 확보할 때 자기자본과 외부 자본(금융기관 차입, 주주 자본 등)을 활용하는데요. 네패스아크도 995억원 규모 장비 인수 공시에서 “목적물 취득에 따른 재원은 금융기관 차입, 자기자금으로 조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네패스아크의 현금성자산은 487억원입니다. 장비 투자 금액인 995억원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죠.

결국 상당 부분 외부 자본을 끌어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빚이 많은 상태라면 부담스러운 조건인데요. 올해 상반기 기준 네패스아크 총차입금은 940억원입니다. 총 자본 중에서 외부에서 조달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차입금의존도라고 부르는데요. 네패스아크의 상반기 차입금의존도는 31.4%입니다. 보통 30% 이하를 적정 수준으로 평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높은 수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재무건전성은 우량하지만 보유 현금 및 차입금을 고려했을 때 무리한 투자가 지속되면 재무건전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료=네패스아크 사업보고서 및 반기보고서, 미리캔버스)

재원 마련 방안, 불어난 차입금 등 관련 내용을 네패스아크 측에 문의했는데요. 네패스아크 관계자는 내년 1분기 대금 지급이 몰릴 수 있어 일시적 부담은 있으나 올해 창출될 현금 등을 고려하면 충분한 투자 여력을 갖췄다고 답변했습니다.

네패스아크에 따르면 장비는 올해 10월부터 내년 6월까지 입고됩니다. 대부분은 내년 1분기 납품받을 예정인데요. 테스트 장비 수요가 늘었다는 점을 고려해 평소보다 4~5개월 앞당겨 장비를 발주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결제는 입고 후 대금 지급 방식인데요. 올해 창출될 현금을 고려하면 대규모 차입 없이도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거죠.

올해 실적에 대한 자신감으로도 읽히는데요.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던 네패스아크는 올해 큰 폭의 흑자 전환을 이뤄냈습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114억원이고 당기순이익은 111억원이죠.

네패스아크는 2019년 4월 네패스가 시스템반도체 테스트 부문만 떼어내 설립했는데요. 신설법인이 겪는 시행착오를 거쳐 올해부터 실적이 본격화됐다고 평가할 수 있는 거죠.

다만 우려되는 부분은 있습니다. 네패스아크 실적 대부분이 모회사 네패스와의 거래에서 창출된다는 점인데요. 지난해 네패스와의 거래가 매출의 93.7%를 차지했는데요. 올해 상반기에는 97.9%로 비중이 커졌습니다.

(자료=네패스아크 반기보고서)

네패스는 시스템반도체 패키징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업체입니다. 이 과정에 필요한 테스트 작업을 네패스아크에 외주로 맡기는 방식이죠. 현재 매출 비중을 고려하면 네패스 실적 하락은 네패스아크 실적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아주 높죠.

문제는 네패스 실적이 실제 하락세라는 점입니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2019년 616억원에 달하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36억원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올해도 상반기 기준 7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죠.

잠깐, 이것도 알아볼까요

• 네패스라웨 : 네패스는 지난해 2월 네패스 FOPLP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네패스라웨를 신설했습니다. 신설 법인이다 보니 많은 비용이 필요했고, 모회사의 부담이 컸죠. 네패스의 연이은 물적분할을 두고 지주사 전환 가능성을 점치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자회사 네패스라웨 양산 준비로 많은 비용이 투입됐다는 점을 고려해도 하락세임은 분명해 보이는데요. 별도 재무제표 기준 2019년 427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166억원까지 떨어졌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7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데 그쳤습니다.

네패스아크도 고객사 다변화의 중요성을 모르지 않습니다. 지난해 기업공개(IPO) 간담회에서 이창우 대표가 “차세대 패키지 원천기술을 보유한 그룹사와 더불어 해외고객사 매출비중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죠.

네패스의 대규모 투자 뒤에는 ‘실적 자신감’이 뒷받침된 것으로 보입니다. 내부 전망은 소수 인원만 알겠지만, 드러난 수치만 보면 우려할 만한 지표들이 보이는 것도 사실이죠. 네패스아크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지켜볼 일입니다.

생각해 볼 문제

• 모회사 네패스는 네패스아크, 네패스라웨 등 사업 부문별 물적분할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1946년생 이병구 네패스 회장의 네패스 지분율은 18.5% 불과합니다. 승계 대비, 지배력 강화 등을 위해 지주사 전환을 고민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 과정에서 네패스아크가 어떤 역할을 할지 관심이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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