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책’에 호텔을? 호텔산업 현황 어떻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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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산업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고 있죠. 전세난 해결을 위해 놀고 있는 관광호텔을 국가적으로 투입하겠다는 아이디어가 나올 정도 입니다. 호텔산업은 굴뚝 없는 산업이면서도 경제유발효과가 큰 고부가가치 산업이자 고용유발효과가 큰 서비스 산업입니다. 호텔산업의 현재를 보는 것도 경기판단을 해보는데 도움이 됩니다.

대부분의 호텔은 분기별 실적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습니다. 공개된 기업도 아니어서 공시 의무가 없죠. 다만 재벌들이 운영하는 대형 호텔의 세부 수치는 공시 의무가 있어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이 수치로 함 비교해보는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중소형 호텔업체는 재벌이라는 뒷배가 있는 대형 호텔에 비해 상황이 매우 안좋다는 점만 인지하고 있으면 될 것 같습니다.

국내 대표적인 5개 대그룹 호텔 사업체의 3분기 실적을 비교해보니,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직전해 동기 대비 많게는 44% 급감했네요. 호텔업체의 매출이 20~40% 감소했다는 것은 국내 숙박업·외식업 등 서비스업의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최소 반토막 정도 났다는 걸 말합니다. 중소형 규모 서비스업은 이보다 더 상황이 나쁜, 정말 안좋은 상황이라는 걸 시사합니다.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해의 1%도 안됩니다. 생각보다 충격적인 수치네요. 작년 전체 입국자수는 17503000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3분기까지 입국자수는 6만5000명이고요. 작년의 0.37% 수준에 불과하죠. 입국자도 주로 자금력이 있거나 법인 지원을 받은 사람만 입국했겠죠.

가장 많은 폭 매출이 줄어든 곳은 파르나스호텔이었습니다. GS그룹은 GS리테일 산하에 파르나스호텔이라는 법인을 갖고 있죠.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파르나스 및 인터컨티넨탈서울코엑스를 직접 운영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호텔 체인 사업은 피앤에쓰라는 법인을 통해 나인트리호텔명동·나인트리프리미어호텔명동Ⅱ·나인트리호텔인사동을 운영 중입니다.


파르나스호텔은 호텔사업(식음료 사업 등 포함)으로만 올해 3분기까지 1217억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매출 급감 이유는 사실 영업부진에 있지 않습니다.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파르나스가 11개월간의 리모델링 중이고 얼마후인 12월1일 재개관할 예정이죠. 이 때문에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2187억원) 대비 44.35% 급감했네요. 2000년 한 해 1582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니 올해가 끝나면 거의 20년 전으로 되돌아가는 수치입니다.

사실 GS그룹은 호텔업이 주업무는 아니지만 호텔업에서 놀라운 성장을 해 왔습니다. LG건설이 1999년 10월 한국무역협회로부터 호텔건축부지를 임차해 코엑스호텔을 완공하고 영업을 시작했죠. 호텔업력으로는 21년째이고 매년 꾸준히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 매출 3000억원 고지에 올라 SK그룹의 워커힐과 신세계그룹의 조선호텔 등을 모두 앞지른 저력이 있습니다.

이유야 무엇이든지, 지난해 대비 거의 반토막 난 실적이라는 것은 현재 숙박업의 어려움을 상징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호텔신라와 호텔롯데,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상위 레벨 호텔 사업자죠. 역시 매출이 급감했습니다. 호텔롯데의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더 많습니다. 작년 대비 매출이 42% 급감했네요. 상대적으로 호텔신라는 24% 감소해서 덜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경영 능력도 작용했겠지만 이 보다는 호텔 포트폴리오의 덕을 본게 아닐까 싶습니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럭셔리 호텔보다 비즈니스 호텔이 더 많기 때문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호텔신라는 ‘신라스테이’라는 중가형 비즈니스호텔을 공격적으로 늘렸죠. 그래서 호텔롯데보다 상대적으로 외국인 투숙객 비중이 더 적었습니다. 이번 팬데믹 국면에서 외국인 관광객은 급감한 반면 국내 이동은 자유로웠죠.

상대적으로 호텔롯데는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 비중이 높은데, 일본 불매 운동에 뒤이은 코로나 사태는 호텔롯데에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줬던게 아닌가 합니다.


호텔신라와 호텔롯데의 매출 흐름에서 눈에 띄는 현상 하나가 보입니다. 호텔롯데의 객실규모는 국내외 1만1000개가 넘습니다. 객실 매출 면에서 늘 호텔롯데의 50%에 못미치던 호텔신라가 올해 3분기에는 호텔롯데 객실 매출 대비 74%로 올라선 것입니다. 수치만보면 호텔롯데가 객실 매출로 100원의 매출을 올린다면 호텔신라가 이제는 74원을 올린다는 뜻입니다.

요즘 공격적으로 호텔을 늘리고 있는 신세계그룹은 다른 대형 호텔과 비교해 비교적 무난한 실적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작년 3분기 누적 대비 31% 매출 감소네요. 워커힐호텔을 운영하는 SK네트웍스도 28% 감소입니다.


요즘 코로나19 확진자수가 다시 급증하고 있어 안심할 상황은 아닙니다만 지난 3분기에 호텔산업이 바닥을 찍고 회복 조짐을 보인게 사실입니다. 호텔 스스로도 내국인을 겨냥 주말 이벤트를 많이 했고요. 통계청이 집계 발표하는 호텔업 서비스생산지수는 지난 3분기에 82.1을 기록했죠. 2분기 55.7에 비해 많이 좋아진 것입니다. 작년 수준으로 가려면 갈길이 멀지만 관광수요 심리가 다소나마 회복되는 국면이었죠.

국내 호텔업체들의 3분기 실적도 2분기에 비해서는 많이 호전된게 확인됩니다. 호텔신라의 경우 4~6월 전체 매출은 5230억원으로, 직전해 4~6월 전체 매출(1조3549억원)의 39%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7~9월 전체 매출은 8795억원으로 직전해 7~9월 전체 매출(1조4753억원)의 60%입니다. 많이 올라온게 확실하죠.

재벌 소유 호텔의 실적만 열거했으나 호텔산업의 실적 동향은 우리나라 관광 산업과 내수 경기의 바로미터가 되는 지표입니다. 코로나 시대를 살며 체감하고 있는 경기 흐름과 부합함이 눈으로 확인됩니다. 한때 공급부족으로 엄청난 규모의 외국인 관광객을 흡수하지 못하던 호텔들, 지금은 전세대책으로까지 활용될 처지에 놓여 있는데요. ‘트래블버블’ 논의도 이뤄지고 있는데다 백신 개발 소식도 들려오는 요즘, 다시 찾아올 관광 황금기를 위해서라도 이 어려운 시기를 잘 버텨내야 하겠습니다.

문병선 기자(mrmoo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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