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호’ 효성의 수소 사업 최대 난관…효성첨단소재 재무구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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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그룹이 그룹 제 2의 성장을 이끌 동력으로 수소를 낙점했습니다. 효성그룹은 그룹의 ‘수소 포트폴리오’를 이끌 1군 선수들로 효성첨단소재와 효성중공업을 정했습니다. 효성첨단소재는 수소 저장 탱크의 핵심 소재인 탄소섬유를 생산하고 있어 투자은행(IB) 업계에서 기대주로 꼽히고 있는 업체입니다. 효성중공업은 산업용 가스 전문 화학기업인 린데그룹과 합작사를 통해 수소 생산 및 유통에 나섭니다.

효성첨단소재와 효성중공업이 그룹의 수소 사업을 이끌 계열사로 정해지면서 업계의 관심도 뜨겁습니다. 현대차와 SK 등 국내 대그룹들은 수소를 미래 역점 사업으로 선정하고 밸류체인을 강화하는 모습입니다. 효성도 재계의 이 같은 시류에 올라탔습니다.

이들 그룹의 오너들은 지난 9일 수소기업 협의체를 설립하고, 수소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기로 했죠. 두산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한화그룹 등 수소를 미래 사업으로 정한 대그룹의 참여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죠.

기업의 관점에서 볼 때 수소는 매력적인 사업입니다. 2050년 글로벌 수소 시장은 약 7000억 달러(한화 781조원)로 추산됩니다. 수소 수요 중 38%는 운송용으로 쓰이고, 산업용(37%)과 발전용(32%)으로도 쓰이죠.

수소 에너지를 쓸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명백합니다. 지구는 온실효과로 인해 갈수록 더워지고 있습니다. 2013년 해수면은 18세기 산업혁명 대비 19cm 증가했습니다. 지구 평균 지표기온이 섭씨 2도 이상 상승한다면 빙상과 빙모가 녹아 해수면이 1m 이상 상승한다고 합니다. 지구온난화는 해수면 상승 외에도 물순환 변화와 대기오염, 생태계 다양성을 훼손할 수 있죠. 만약 화석연료를 지금처럼 쓴다면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은커녕 생존도 불안해질 수 있죠.

이 때문에 해상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고, 우주에서 가장 흔한 원소인 수소를 상업용 에너지로 쓰는 방안이 추진 중입니다. 전 세계가 수소 에너지를 사용하는 건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닌 셈이죠.

기업의 관점에서 볼 때 ‘수소 경제’는 초기 인프라를 누가 더 빨리 구축해, 마켓쉐어를 확보하느냐로 판가름날 전망입니다. 현재 수소 에너지는 생산부터 유통, 활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합니다. 채산성도 높여야 하고, 수소 저장과 활용을 위한 연구개발(R&D)도 필요합니다.

수소 에너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이 필요하며, 자본력도 갖춰야 합니다. 수소 경제가 도약할 때까지 인내도 필요하죠.

효성그룹의 상황은 어떨까요. 수소 시장의 ‘톱티어’가 되기 위한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을까요.

후발주자 효성첨단소재, 글로벌 메이커와 경쟁서 이길까 

먼저 이미 수소 사업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 효성첨단소재부터 살펴보죠. 효성첨단소재는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주도로 2008년부터 탄소섬유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2013년부터 전주공산에서 탄소섬유 양산에 들어갔고 올해 9년차를 맞았습니다.

2014년 매출은 93억원에 불과했는데, 2019년 매출은 267.7% 늘어난 34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효성첨단소재는 2019년 탄소섬유 생산공정에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연산 4000톤의 탄소섬유를 생산할 수 있는데, 캐파를 600% 늘려 연산 2만8000톤까지 늘릴 계획이죠.

탄소섬유는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보다 4배 가볍고 10배 단단합니다. 탄소섬유로 항공기 부품과 낚시대, 골프채를 만들 수 있습니다. 효성첨단소재가 탄소섬유에 주력하는 건 수소 때문입니다.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려면 수소 에너지를 특수용기에 저장해, 연료전지에 탑재해야 합니다. 수소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반응에 의해 전기를 얻습니다.

수소는 상온에서 기체로 존재해 에너지 밀도가 낮고, 저장과 운반이 불편합니다. 이 때문에 수소 저장 기술은 수소 에너지 상용화를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히죠. 수소를 저장하려면 기체상태인 수소를 고압으로 압축하거나 영하 253도의 극저온으로 액화해야 합니다.

기체로 저장할 경우 저장 압력이 높아지고, 용기의 두께가 두꺼워져 무게가 증가합니다. 다른 연료에 비해 질량 대비 효율이 떨어지죠.

액화 방식은 수소 기체보다 체적을 80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어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수소를 액화하려면 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단열성이 큰 특수용기에 저장해야만 합니다. 액화수소를 단열해도 하루에 2~3%씩 증발해 에너지 손실이 큽니다. 이 때문에 액화수소는 운송용에 적합하지 않다는 평입니다.

이 때문에 고압으로 압축한 기체 방식이 현재 가장 효율적입니다. 특히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의 경우 수소 기체를 사용하는데, 수소 저장 용기는 가볍고 밀도가 높아야 합니다. 그래야 수소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늘어나죠. 고강도의 탄소섬유가 수소 저장 탱크의 핵심 소재로 쓰이는 이유입니다.

효성첨단소재는 ‘수소 경제 시대’를 앞두고 탄소섬유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2020년부터 현대차의 넥쏘에 탑재되는 수소 저장 용기에 효성첨단소재가 생산한 탄소섬유가 쓰입니다. 현대차는 2000년 싼타페의 수소전기차 모델을 개발했습니다. 이 모델에 미국 퀀텀사가 개발한 용기가 탑재됐는데, 현재 효성첨단소재로 납품처가 바뀌었죠.

수소 버스와 수소 전기트럭 보급이 확대되고 있고, 수소 연료전지를 탑재한 ‘모빌리티’는 늘어날 전망입니다. 시장이 커지는 만큼 효성첨단소재의 납품처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수소전기차는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만큼 압력용기에 쓰이는 소재 또한 △가스누출시험 △파열시험 △반복 가압시험 △가스투과도 시험 등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가 넥쏘에 납품되고 있다는 건 품질이 우수하다는 증거입니다. 시장에는 미국 퀀텀사를 비롯해 캐나다 다인텍(dynetek) 등 유수의 메이커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효성첨단소재는 이들과 경쟁해야 하죠. 이들은 효성첨단소재보다 10여년 앞서 수소 저장용기의 소재를 개발한 업체들입니다.

‘부채비율 481%’ 열악한 재무구조…1조 조달시 재무건전성 ‘우려’

그리고 효성첨단소재가 증설에 필요한 1조원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지도 관건입니다. 효성첨단소재의 지난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금성 자산은 692억원에 불과합니다. 유동비율은 61.5%로 유동성이 매우 부족한 상황입니다. 통상 유동비율이 100% 미만일 경우 유동성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합니다.

부채비율 또한 상당히 높습니다. 지난 1분기 부채비율은 481.7%를 기록했습니다. 통상 부채비율이 200%를 넘을 경우 재무건전성이 우려됩니다. 전년 동기(523.5%)와 비교하면 부채비율이 41.8% 포인트 줄었습니다. 그럼에도 재무건전성은 여전히 우려되는 수준이죠.

총차입금은 1조6672억원을 기록했는데, 1년 내 상환해야 할 단기차입금은 8356억원(50.1%)으로 집계됐습니다. 장기차입금은 1892억원, 사채는 4034억원입니다.

효성첨단소재의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꾸준히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1487억원, 전년에는 -2229억원이었죠. 이는 효성첨단소재가 활발하게 투자했다는 의미입니다.

앞서 효성첨단소재가 탄소점유 사업에 1조원을 투자한다고 했었죠. 하지만 효성첨단소재의 보유 현금은 1조원을 조달하기 턱없이 부족합니다. 재무구조가 부실해 1조원의 투자금을 빌릴 경우 재무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큽니다. 결국 모기업인 효성(보유 지분 21.2%)에서 유상증자를 받거나 자본시장에서 투자금을 빌리지 않는 한 1조원의 투자금을 조달하지 않는 설비 투자는 어려워 보입니다.

결국 효성첨단소재가 수소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난관은 재무구조로 보입니다. 효성첨단소재의 수소 사업은 계획대로 성장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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