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는 넷플릭스의 추격을 따돌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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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비교일 지 모르겠습니다. 전세계 OTT(Over The Top ;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의 절대 강자 넷플릭스와 국내 렌탈시장 1위 코웨이의 비교입니다. 비교 가능한지부터 의문이 드네요. 영위하는 사업은 전혀 다르고요. 단순 비교하기에 이질적인 기업이죠. 넷플릭스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이고, 코웨이는 정수기·공기청정기·비데를 렌탈하고 유지관리 서비스를 해주는 기업입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거의 10배 차이가 나죠.


그런데 요즘 코웨이의 성장세와 넷플릭스의 한국 시장에서의 성장세를 보면 마치 서로 경쟁하는 듯한 착각이 드는 일이 많아집니다. 왜 그런가 하면, ‘구독자 수’ 때문입니다. 양측 모두 구독자 수를 늘리는데, 그리고 해지율을 낮추는데 많은 힘을 쏟는 걸 목격할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3분기에 서프라이즈 실적을 발표한 코웨이 자료를 보면 렌탈 계정 수 증가와 해지율 감소가 눈에 띄게 좋아졌고 실적은 코로나19에도 불구 우상향 곡선입니다.

‘구독경제 시장’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코웨이나 넷플릭스나 전혀 다른 ‘업’을 하고 있는게 아니죠. 넷마블이 코웨이를 인수하면서 장기적으로 경쟁사로 볼 유인도 있고요. 매달 정기적으로 물건값을 지불하는 ‘정기구독 시장, 정기구독 경제’ 측면에서 코웨이의 가장 강력한 적수는 먼 미래에 넷플릭스가 될 지도 모를 일입니다.

코웨이는 ‘구독경제’로 사업 범주를 분류해 놓고 보면, 국내에서 따라올 자 없는 최고 강자입니다. 코웨이의 3분기 실적 자료에 따르면 전체 렌탈 계정 수는 올해 9월말 기준 6292000개입니다. 여기에 급성장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와 미국 법인의 계정수를 더하면 800만개에 육박한다고 하네요. LG전자, SK매직, 청호나이스 등이 정수기 및 공기청정기 사업 부문에서 렌탈 사업을 강화하고 있으나 코웨이 계정 수의 3분의 1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개사를 모두 합쳐도 코웨이를 넘지 못할 정도입니다.

1개 렌탈 계정에 가족 구성원이 모두 의지하고 있으니 사용자 수로는 아마 따라올 기업이 없을 것 같습니다. 렌탈 품목도 차츰 늘어나는 듯 하고요.


물론 넷플릭스와는 사업 연관성이 적어 코웨이가 넷플릭스를 지금 바로, 경쟁 상대로 인식하려 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최근엔 조금 변화의 조짐이 있는 게 주목되네요.

재계 관계자는 “렌탈도 큰틀에서 구독경제로 볼 수 있다”며 “넷마블이 인수한 뒤 경향은 더 짙어진 듯하다”고 말했습니다. 넷마블이 콘텐츠 사업을 더 확장할수록 탄탄한 구독경제 모델과 빅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코웨이를 활용하려 들 것이고 궁극적으로 환경가전 렌탈에서 벗어나 콘텐츠나 생활가전 및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다른 여러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사실 ‘구독경제’ 측면에서 넷플릭스는 아직 코웨이의 상대가 안됩니다.

넷플릭스는 한국내 유료 멤버십 수치를 공식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최근 로이터통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9월말 기준 330만개의 한국 유료 계정을 갖고 있습니다. 서비스 개시 4년만의 성과죠. 넷플릭스 관계자는 “2016년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유료 가입자수를 따로 집계해 발표한 적이 없다”며 “(한국내 가입자 수 보도로는) 로이터의 보도가 최초이고 유일하다”고 말했습니다.

글로벌로 시각을 넓히면 넷플릭스와 코웨이를 비교하는 일은 허망하기 그지없긴 합니다. 넷플릭스는 전세계 구독경제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 사업자로, 지금도 글로벌 스트리밍 콘텐츠 시장에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죠.


넷플릭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한 3분기 실적 자료를 보면 올해 9월 기준 전세계 유료 멤버십 수는 1억95151000개입니다. 직전해 3분기(1억58334000개) 대비 23.25% 증가했습니다. 코웨이와는 비교가 안되죠. 그 중 아시아태평양 시장 유료 멤버십 수는 올해 9월말 기준 23504000개였습니다. 직전해 3분기(14485000개) 대비 62.26% 급증한 수치고요. 한국내 유료 멤버십 수가 330만개이니 아시아태평양 가입자의 14%만이 한국에 있는 셈이죠.

지금 기세대로라면 넷플릭스의 가입자가 되레 한국에서 코웨이 가입자수를 넘어, 조만간 국내 구독경제 시장에서 1위에 오를 듯한 성장세로 보일 정도입니다.

하지만 넷플릭스도 역시 아직은 코웨이를 경쟁사로 바라보지 않습니다. 미국에서는 디즈니플러스, 국내에서는 왓챠 등을 경쟁 상대로 보고 있죠. 모두 같은 업종내 업체들입니다. 엄밀히 말해 렌탈 사업을 구독모델 사업으로 안보기도 합니다. 이건 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 뭐라 확언하기 어렵지만 요즘엔 렌탈도 모두 구독 비즈니스 테두리 안에서 바라보는게 대세가 되긴 했죠.

과연 먼 미래엔 코웨이와 넷플릭스가 ‘맞짱’을 뜰 날이 올까요.

구독경제 시장은 갈수록 그 경계가 희미해 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죠. 지금은 온라인 음악, 온라인 동영상, 휴대전화 월정액 무제한 통화, 월정액 주차장, 정수기 렌탈, 그림 렌탈, 신차 구독 서비스 등 영역이 나누어져 있고 시장 플레이어들도 다 다릅니다. 이 시장이 융합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는 거죠.

재계 관계자는 “넷마블이 코웨이를 인수한 것도 전혀 다른 업종의 사업체간 연합으로 볼 수 있고, 곰곰히 생각해 보면 코웨이가 미래 신차 구독 서비스를 하지 말란 법이 없다는 생각으로 이어진다”며 “극단적으로 코웨이가 영상가전을 렌탈하면서 동시에 왓챠와 제휴해 서비스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넷플릭스가 기 확보한 유료 회원을 상대로 장기적으로 온라인 시장에서 벗어나 코웨이가 구축한 시장에 뛰어들지 말란 법도 없죠.

‘구독경제는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라는 책에서 온라인 잡지사 닛케이크로스트렌드는 이렇게 말합니다. “앞으로 5년, 혹은 10년 안에 의식주를 포함한 모든 물건의 매매 방식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변화의 중심에는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 정기구독)’이 있다. 도요타자동차, 파나소닉, 기린맥주 등 업계를 대표하는 회사들도 앞다투어 정기구독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고요.

장기적으로는 누가 정기구독 고객을 많이 확보하느냐가 사업 성패를 가를 수 있다는 게 구독경제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구독경제의 본래 개념은 특정 물품을 정기적으로 구매한다는 것과 동시에 특정 고객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맺고 개인형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편리성을 누리게 한다는 겁니다. 이게 가능해진다면 온라인동영상이든지, 정수기든지, 자동차든지 팔지 못할게 없겠죠. 지금 나누어놓은 업종 구획이 구독경제가 대세가 되는 시대에 가면 무의미해질 거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문병선 기자(mrmoo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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