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콘텐츠는 2022년 2월9일 오후 1시24분 <블로터>에 무료로 발행된 기사입니다. KT스카이라이프의 사업체질 개선이 투자 판단에 참고할 만하다고 판단, <넘버스>에도 소개합니다. 

시간이 없다면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 5년간 큰 실적 변동없이 완만한 성장세만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현대HCN(현재 HCN) 인수, 결합상품 판매 증가, 오리지널 콘텐츠 성공으로 반등 조짐이 생겨났죠.

•올해는 매출 1조원 클럽 가입도 기대되지만 장기적 성장에 필요한 발판을 미리 더 준비할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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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위성방송사업자’. 오랫동안 KT스카이라이프를 상징해온 단어입니다. 위성방송이 꼭 필요한 난시청 지역에서의 지속적인 수요, 그리고 ‘통신 인프라’라는 안정적인 사업 속성상 KT스카이라이프는 긴 시간 성장세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방송통신 시장도 모바일, IPTV 중심으로 변화함에 따라 KT스카이라이프의 TV 가입자는 2018년 이후 계속 감소 중인 추세인데요. 이에 회사는 지난해 몇 가지 회심의 카드를 성공시키며 반등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가시적인 수준의 매출·영업이익 상승을 기대해볼 만한 준비가 갖춰졌다는 평가죠.

우선 KT스카이라이프의 5년간 실적 추이를 살펴볼까요? 2017년 매출 6858억원에서 2020년 6987억원까지 6000억원 후반대에서 완만한 성장을 보이다. 2021년에는 전년 대비 9.2% 수준의 깜짝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다만 영업비용과 영업이익은 5년간 큰 변화없이 유지되고 있는 모습인데요. 단순히 실적 추이만 놓고 보면 당장 회사에 큰 기대를 갖긴 어려워 보입니다.

그런데 지난 7일 2021년 4분기 실적발표에서 양춘식 KT스카이라이프 경영서비스본부장은 “연매출 1조원 클럽 가입, 현금창출능력(EBITDA) 2000억원 수준 달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연매출 1조원을 올해 달성한다고 가정하면 2020년 기준 약 31% 수준의 매출 상승이 있어야 하는데요. 양 본부장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 △TPS(방송·인터넷·모바일) 결합상품 확대 △스카이라이프TV·HCN 콘텐츠 투자 확대를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핵심은 대대적인 투자를 통한 콘텐츠 경쟁력 확대와 HCN 인수 시너지 강화입니다. 지난 4분기 KT스카이라이프는 16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62.8%, 직전 3분기와 비교해도 34.6%나 개선된 실적을 선보였는데요. 그 비결로 HCN에 대한 성공적인 인수가 꼽힙니다. KT스카이라이프는 2020년 8월 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의 최종 승인을 받아 케이블TV 업체인 HCN을 인수했는데요. 이를 통해 127만명의 케이블TV 가입자와 인터넷 가입자 26만명을 확보, 이 효과는 4분기에 고스란히 반영돼 전분야 매출 상승을 이끌어냈죠.

현재 위성방송과 케이블TV를 합친 KT스카이라이프의 TV 가입자는 511만명에 달합니다. 이는 과기정통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0년 상반기 국내 유료방송 가입자 수’ 기준 점유율 12.3%에 해당하는데요. 점유율 기준 SK브로드밴드(16.5%), LG유플러스(14.4%)에 이은 4위 사업자에 해당하며 서비스 연계가 가능한 모회사 KT의 점유율 23.1%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KT스카이라이프는 늘어난 고객군을 대상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공급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에 필요한 자금은 기존 방송 플랫폼과 HCN을 통해 확보되고 있는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에 기인하죠.

플랫폼이 자체 제작 후 독점 서비스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는 이제 넷플릭스, 디즈니+ 같은 OTT(온라인동영상플랫폼)들 뿐 아니라 이들과 경쟁 상대가 된 유료방송 사업자들에게도 필수 확보 콘텐츠가 됐는데요. 자회사 스카이라이프TV는 지난해 방송한 ‘강철부대’, ‘나는SOLO’ 등 오리지널 콘텐츠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면서 2021년 일반광고 수익(214억원)이 전년 대비 70%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이에 올해는 ‘강철부대2’를 비롯해 여러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공격적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죠. 그룹 내 미디어 컨트롤타워인 KT 스튜디오지니 콘텐츠 투자를 통한 차별화 콘텐츠도 확보할 계획입니다. 나아가 KT스카이라이프는 올해 PP송출대행 사업을 비롯한 콘텐츠 간접 사업 진출을 통해 사업 파이를 확대해갈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와 함께 TPS 상품 가입자 순증도 실적 개선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TPS는 KT스카이라이프가 서비스하는 위성방송·인터넷·모바일(알뜰폰) 등의 서비스를 결합해 저렴하게 제공하는 패키지입니다. 결합상품은 한번 가입 시 사용자를 복수의 서비스에 다년간 록인(Lock-in, 고정)할 수 있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되죠.

특히 지난해에는 전국형 알뜰결합 TPS 가입자 확대와 더불어 방송+인터넷 결합상품인 ‘sky+HCN’ 판매를 통해 케이블TV 월 가입자가 14년 7개월만에 순증 전환되기도 했습니다. 고부가가치 가입자로 분류되는 UHD 위성TV 서비스 가입자 수와 비중 역시 누적 156만명, 41% 수준을 기록하며 완만한 순증세를 이어가는 중입니다.

이처럼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사업체질 변화를 위한 다방면의 투자를 집행했고 4분기에는 긍정적인 성과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대신증권은 8일 ‘콘텐츠업으로의 탈피 과정’이란 리포트를 내고 ‘KT스카이라이프에게 2022년은 성장과 이익을 동시에 챙기는 첫 해가 될 것’이라 전망했는데요. 4분기에 드러난 기세가 계속된다면 올해는 정체된 모습의 앞선 5년과 달리 가시적인 매출 상승과 시장 경쟁력 확대를 기대해볼 만한 상황입니다.

다만 이것이 다음 5년을 넘어선 이후의 장기적인 성장까지 담보해줄 지는 미지수입니다. 현재 KT스카이라이프의 성장 동력은 주로 기존 방송·인터넷·모바일 및 결합상품 가입자 확대에 무게가 쏠려 있는데요. 시기에 따라 안정적인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는 사업 영역이지만 통신과 방송은 시장이 주로 국내에 한정된다는 한계도 있습니다.

이 같은 분야는 어느 순간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가입자 순증이 정체기를 맞으면 매출 성장도 함께 멈추게 됩니다. SKT,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수년 전부터 ‘탈통신’을 외치며 통신 외 디지털 영역에서 신성장 동력 발굴 찾기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인데요.

KT스카이라이프 또한 당장은 확장된 외연과 대규모 투자를 통해 확보한 콘텐츠로 개선된 성과를 끌어낼 순 있겠으나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된 시장에서 TV 기반 방송 플랫폼이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가긴 쉽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올해는 재편된 사업 구조와 시장 변화에 발맞춰 캐시카우를 확대하되 보다 색다른 분야에서의 중장기적 성장 동력 발굴을 고민하는 한 해도 되어야 할 텐데요. 앞서 이통3사의 경우 자체 보유한 통신 인프라, 다년간 축적한 인공지능 및 콘텐츠 서비스 역량을 바탕으로 다양한 B2B(기업간거래)·B2C(기업·소비자간거래) 사업 영역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 KT스카이라이프를 비롯한 방송 사업자들에도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생각해 볼 문제

•현재 방송·콘텐츠 시장은 투자 규모에 따라 가입자를 뺏고 뺏기는 치열한 경쟁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KT스카이라이프가 이후에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추가로 준비하면 좋을 사업은 무엇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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