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콘텐츠는 2022년 2월10일 오후 5시38분 <블로터>에 무료로 발행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의 2021년 재무상태가 투자 시장에 의미가 있다고 판단, <넘버스>에도 소개합니다. 

먼저 읽고 가세요

•SKT는 연결기준 2021년 매출 16조 7486억원, 영업이익 1조 387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대비 각각 4.1%, 11.1% 증했습니다. 순이익은 SK하이닉스의 지분법 이익으로 전년 대비 61.2% 증가한 2조 4190억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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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가 인수합병(M&A)에 나설 뜻을 나타냈습니다. 유영상 SKT 대표는 지난 9일 열린 2021년 연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명확하게 SKT는 전략적인 M&A를 추진할 것을 말씀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유 대표는 M&A 후보로 인공지능(AI)·메타버스와 관련된 기술 기업이나 글로벌 진출을 위해 필요한 기업을 인수대상으로 꼽았습니다.

SKT는 지난해 11월 SKT와 ICT 투자전문회사 SK스퀘어로 인적분할됐죠. 이에 업계에서는 비통신 분야를 떼어내고 통신사로 남겨진 SKT가 얼마나 M&A에 적극적으로 나설지에 대해 관심이 쏠렸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를 잘 알고 있는 유 대표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전략적인 M&A에 나서겠다고 언급하며 회사의 입장을 명확히 했습니다.

좋은 기업을 사려면 곳간이 탄탄해야겠죠. SKT의 재무상태를 들여다보겠습니다. 우선 현금은 얼마나 있는지 보면 지난해 말 연결기준 SKT의 유동자산 중 현금 및 단기금융상품은 1조3814억원입니다. 이는 지난해 분할 후의 수치를 반영한 결과입니다. 2020년말(2조7966억원)에 비해 1조원 이상 줄어든 이유입니다. 매출채권 및 기타채권(2조4619억원)과 기타 유동자산(2조5094억원)까지 더한 전체 유동자산의 규모는 총 6조3527억원입니다. 유동자산은 기업이 현금화하기 쉬운 자산을 의미합니다.

SKT가 보유한 현금이 어느 정도인지 알았으니 빚은 얼마나 있는지 볼까요? 현금이 아무리 많아도 빚도 함께 많으면 재무상태가 건전하다고 보기 어렵겠죠. 유동자산과 함께 볼 수 있는 항목이 유동부채입니다. 보통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할 부채를 말합니다. 빠른 시일 내에 현금을 마련해 갚아야 할 빚인 셈입니다. 유동부채의 항목들을 살펴보면 단기차입금은 13억원에 불과하지만 매입채무 및 기타채무가 2조2624억원, 기타 유동부채가 4조6850억원입니다. 이들을 더한 총 유동부채는 6조9604억원입니다. 그렇다면 유동비율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유동비율은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값으로 SKT는 약 91%입니다. 유동비율이 100%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1년 이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같은 기간에 갚아야 할 부채보다 적다는 의미입니다. 갚아야 할 빚보다 가진 현금이 더 적으니 기업이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유동성이 낮아 유동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유동성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장사를 더 잘해 매출액을 증가시키거나 유상증자를 해 현금량을 늘려야겠죠. 아니면 당장 급한 빚의 만기를 연장하거나 상환기간이 보다 긴 다른 빚을 내 당장 닥친 빚을 갚아야겠죠. 유동비율이 100%에 미치지 못한다고 해서 무조건 당장 회사가 큰 어려움에 직면하는 것은 아닙니다. 평소에 돈을 잘 버는 회사인데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빚이 늘어날수도 있겠죠. 현금창출능력이 탄탄한 회사라면 유동성이 100%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부채의 상환기간이 연장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그 회사에 대한 신뢰가 있다는게 전제가 돼야겠죠.

SKT의 현금창출능력은 어느 정도일까요? 보통 기업의 현금창출능력을 알 수 있는 지표로 EBITDA(에비타)가 쓰입니다. 에비타는 세금·이자·감가상각비를 차감하기 전의 영업이익을 의미합니다. 영업이익은 매출액에서 매출원가와 감가상각비 등을 제외한 금액을 말합니다. 감가상각비는 건물이나 설비가 제품이나 서비스 등을 생산하면서 노후한 만큼의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한 수치를 뜻합니다. 때문에 실제로 현금유출이 일어나지 않죠. 에비타는 감가상각비를 차감하지 않고 다시 더해주기 때문에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실질적인 현금의 규모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2021년 SKT의 연결기준 에비타는 5조2070억원으로 2020년(5조831억원)보다 증가했습니다. 2020~2021년의 회사의 에비타는 인적분할을 산정해 재산정한 수치입니다. 인적분할되기 전의 2019년(5조452억원)과 비교해도 늘어난 수치입니다. 그만큼 분할전에도 SKT의 현금창출능력이 다른 자회사들에 비해 뛰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국내 1위 무선통신 사업자인 SKT는 가입자들로부터 매달 통신요금을 받고 있죠. 스마트폰과 통신 서비스는 없어서는 안 될 이미 생활필수품이 됐고 특히 SKT는 장기 가입자들이 경쟁사들에 비해 많습니다. 가입자들이 LTE에서 보다 요금이 비싼 5G로 갈아타고  있는 것도 회사에게는 긍정적입니다. 이러한 탄탄한 가입자 기반은 SKT가 인적분할을 해도 에비타가 축소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에비타 마진율은 어떨까요? 에비타 마진율은 에비타를 매출액으로 나눠 100을 곱한 값으로, 매출액에서 에비타가 차지하는 비율입니다. 매출에서 실질적인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셈이니 높을수록 좋겠죠. 좋고 나쁨을 구분할 절대적인 기준은 없지만 동일 산업 내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보면 상대적으로 얼마나 수익성이 좋은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SKT의 2021년 에비타 마진율은 31.1%입니다. 최근 5년간의 추이를 보면 꾸준한 증가 추세입니다. 경쟁사인 KT(21.2%)와 LG유플러스(24.7%)와 비교해보면 SKT의 에비타 마진율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경쟁사에 비해 이익을 잘 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SKT의 지난해 재무상태를 요약해보면 현금은 어느 정도 보유했지만 비슷한 규모의 부채도 있는 가운데 분할 후에도 현금창출능력은 꾸준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SKT는 통신사에서 AI·디지털 서비스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려면 투자가 필수적이겠죠. 유동비율이 다소 부족하지만 이런 자신감을 보인 것은 에비타가 튼튼하게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 배경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유 대표는 향후 광고·데이터센터·구독·메타버스 등에서 돈을 버는 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SKT의 변신이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해집니다.

생각해 볼 문제

•SKT는 유무선 통신·미디어·엔터프라이즈·아이버스·커넥티드 인텔리전스 등 5대 사업으로 업을 재정의했습니다. 유무선을 제외한 4대 비통신 사업에서 얼마나 많은 가입자를 모을 수 있을까요? 비통신 사업들은 회사의 재무제표에서 얼마나 존재감을 나타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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