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콘텐츠는 2021년 12월28일 18시34분 <블로터>에 무료로 발행된 기사입니다. 로봇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 <넘버스>가 보강 작업을 거쳐 소개합니다. 

시간이 없다면

•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로봇 테마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자체 기술력과 시장 내 성과로 주목받고 있는 기업이 있습니다.

• 에브리봇은 타사가 흉내내기 어려운 ‘로봇스핀’이란 기술, 삼성전자란 든든한 파트너, 서비스 로봇이 각광받는 시대적 흐름에 잘 올라탄 사례로 보입니다.

• 단순 로봇 청소기 외에도 자체 라이다 개발, IoT/AI 기술 개발 등으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숙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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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로봇 테마가 인기에요. 관련 기업 주가도 연일 상승세인 가운데, 독자 기술력과 검증된 시장 성과를 바탕으로 재조명받고 있는 기업이 있습니다. 국내 유일의 ‘흑자 로봇기업’으로 알려진 에브리봇인데요.

앞서 이달 삼성전자는 조직 개편의 일환으로 로봇사업화 TF를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한 바 있습니다. 이에 국내 IT 업계 ‘대장’격인 삼성전자가 로봇 사업을 본격화하면 관련 시장도 더욱 성장할 것이란 기대 아래 투자자들은 로봇 테마에 주목하는 모습이죠.

그중 에브리봇 주가는 지난 27일 전일 대비 29.84% 급등한 3만5900원을 기록하며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 배경에는 최근 주식 시장의 분위기와 더불어 에브리봇의 독특한 기술 경쟁력, 매년 두자릿수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예견되는 개인용 서비스 로봇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녹아든 것으로 분석됩니다.

에브리봇은 2015년 1월 설립된 로봇청소기 전문 기업입니다. 2016년 세계 최초로 로보스핀 구조의 물걸레 로봇 청소기를 출시했죠. 로보스핀은 원형의 물걸레가 회전하는 힘을 이용해 로봇이 바퀴 없이도 이동할 수 있는 기술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2020년 LG전자가 ‘코드제로 M970’에 동일한 스핀 기술을 적용했고 세라젬도 올해 로보스핀 물걸레 로봇 청소기를 선보였습니다. 또 2020년 초 삼성전자와 제품 개발 계약을 맺고 현재 로보스핀 기술이 적용된 로봇청소기(VR6000, 해외용)도 공급하고 있죠. 관련 제품군 내에선 선도적인 기술로 인정받은 셈인데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EDGE’ 모델 기준 20만원대)도 제품의 인기 비결로 꼽힙니다.

이와 함께 27일 에브리봇이 자율주행 로봇의 핵심 부품인 라이다센서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는 소식은 주가 급등에 일조했습니다. 라이다는 레이저 감지 센서가 360도 고속으로 회전하며 주변 지형지물 형태와 거리 정보를 정교하게 감지해내는 부품인데요. 회사는 이번에 개발한 라이다가 기존 라이다 제품들 대비 소음이 대폭 줄고 무선 전력 공급, 무선 데이터 송수신 기술이 적용돼 기술적으로도 진보했다는 설명입니다.

라이다는 현재 테슬라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자율주행자동차에 탑재되는 필수 부품입니다. 동시에 자율주행 가전, 서빙, 안내, 물류 등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 로봇에도 널리 사용될 수 있죠. 즉, 이번 라이다 개발이 에브리봇의 기존 로봇 청소기 라인업 개선뿐 아니라 추후 다양한 서비스 로봇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시장의 좋은 평가를 받은 것입니다.

국제로봇협회는 로봇을 산업용과 서비스용으로 구분합니다. 그중 사용자의 일상을 돕는 개인 서비스 로봇시장은 매년 시장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유망 분야 중 하나인데요.

국제로봇협회는 2020년 글로벌 개인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가 65억달러로 집계돼 전년 대비 15% 성장했으며, 2023년에는 121억달러(약 14조3808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연평균으로 따지면 23% 수준의 고성장이죠. 개인 서비스 로봇 내에서 다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카테고리는 ‘가사’입니다. 가사 서비스 로봇 판매량도 2019년 1860만대에서 2023년 4860만대까지 161% 성장이 예측됐는데요. 현재 가사 서비스 로봇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제품은 로봇 청소기입니다.

에브리봇의 매출 현황은 어떨까요? 전자공시에 개시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2018년 132억원, 2019년 161억원, 2020년 491억원, 이어 올해는 3분기까지 누적 347억원입니.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400만원, 14억6000만원, 129억원, 72억원을 기록했고요.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규모가 크게 늘어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업은 아직 국내 중심이며 해외 비중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습니다. 2019년 94.88%를 기록한 국내 매출 비중은 올해 3분기 87.08%까지 줄고, 해외 매출 비중은 12.92%로 늘었죠. 유통 채널별 판매 비중은 국내 홈쇼핑(27.08%)과 온라인(38.37%)이 가장 높고 둘을 합치면 65.45%에 달합니다.

에브리봇은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생활 및 주거 환경이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 중심으로 계속 변화 중이고 로봇 청소기는 경기 변동보다 소비자 만족도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는 판단인데요. 또 물걸레 로봇 청소기 제품군에선 뚜렷한 경쟁자가 없다는 점도 자신감을 비치는 대목이죠. 바퀴 없는 로보스핀 구동 방식은 작동 알고리즘이 복잡하고 완성하기까지 오랜 연구와 노하우 축적이 필요합니다.

다만 국내외 시장 확대 차원에서 이를 어떻게 소비자에게 긍정적으로 어필할 것인지가 당분간 숙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는 이미 아이로봇, 에코백스, 로보록, 샤오미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고요. 국내에도 삼성전자, LG전자, 유진로봇, 한울로보틱스 등이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바퀴가 없는 신기한 제품’이란 인식을 넘어 서비스 로봇의 본질적 사용자 경험을 증대할 수 있는 보완 기술들이 요구됩니다. 이에 에브리봇은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에 주목하고 관련 기술들에 대한 지속적인 개발 및 제품 적용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입니다.

생각해 볼 문제

• 흑자를 내기 쉽지 않은 로봇 기업이 자체 기술력으로 경쟁력을 갖고 꾸준히 시장 내 입지를 늘리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입니다. 다만 독특한 기능이 사용자에게 대체 불가능한 편의와 만족을 줄 수 있는지, 사업이 지속성을 갖기 위해 보완해야 할 요소들이 무엇인지는 지속적으로 고민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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