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콘텐츠는 2022년 1월24일 17시02분 <블로터>에 무료로 발행된 기사입니다. 푸드 스타트업 쿠캣의 독특한 BM과 성장스토리가 의미있다고 판단, <넘버스>가 보강 작업을 거쳐 소개합니다. 

시간이 없다면

·GS리테일이 푸드 스타트업 ‘쿠캣’을 인수했는데요.

·쿠캣은 전 세계 3300여만명의 MZ세대 팬덤을 구축해왔습니다. 70여개 SNS 채널을 통해서요.

·SNS 채널을 이용해 쿠캣은 독특한 PB상품을 만들 수 있었고, ‘콘텐츠 커머스’로 BM도 전환할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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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GS리테일이 푸드 스타트업 ‘쿠캣(COOKAT)’을 550억원에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랐습니다. 재무적 투자자론 NH투자증권 PE(private equity)가 참여해 신주 발행 등에 300억원을 투자하며 2대 주주가 됐는데요. 이로써 쿠캣은 GS리테일의 자회사로 편입됐습니다. 경영은 기존 이문주 쿠캣 대표이사가 이어갑니다.

인수 당시 GS리테일은 쿠캣을 통해 △3300여만명에 이르는 글로벌 MZ세대 고객을 △1만6000여 오프라인 플랫폼으로 모셔올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는데요. 쿠캣은 어떻게 글로벌 스타트업이 됐을까요?

‘글로벌’ 타깃 ‘콘텐츠’로 시작한 ‘쿠캣’

사실 처음부터 쿠캣이 푸드 상품을 팔려고 한 건 아닙니다. 원래 이 대표는 2013년 ‘모두의 지도’라는 서비스를 론칭했는데요. 이용자가 원하는 조건들을 선택하면 필요한 장소를 쉽게 찾을 수 있게 돕는 서비스였죠. 예컨대 ‘밤 12시까지 문 여는 무선인터넷이 되는 카페’를 찾아줬습니다.

그러다 2015년 ‘그리드잇’이라는 회사와 합병하게 되는데요. 그리드잇은 음식 파워블로거 윤치훈 대표가 설립한 회사로 ‘오늘 뭐 먹지?’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인기 있는 푸드 콘텐츠 채널이죠. 현재 팔로워 수가 450만명이 넘네요. 당시 해당 채널은 이용자들로부터 제보가 들어오면 맛집 메뉴와 레시피 등 푸드 콘텐츠를 큐레이션을 해주는 데 그쳤지만, 합병 이후 네이티브 광고 등 콘텐츠 비즈니스 모델을 결합하며 서비스를 확장하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레시피 영상 채널 ‘쿠캣’도 론칭했습니다.

처음부터 푸드 상품을 팔려고 한 건 아니었고 콘텐츠 서비스로 시작을 했지만, 타깃 시장만큼은 처음부터 ‘글로벌’이었습니다. 쿠캣에 따르면 현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를 포함해 최근에 확대한 틱톡까지 베트남, 홍콩, 태국 등 국가별 채널들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총 70여 개 채널이 있습니다. 해당 채널 국내외 구독자 수를 합하면 3400만명 정도가 되고요. GS리테일이 글로벌 MZ세대 고객을 모셔올 수 있는 기회라고 한 이유죠.

SNS 채널 ‘팬덤’ 형성에 ‘콘텐츠 커머스’ BM으로

그렇다면 ‘푸드 콘텐츠’ 회사에서 ‘푸드 커머스’ 회사로의 전환은 어떻게 진행된 걸까요?

쿠캣 측은 “음식을 통한 채널 및 콘텐츠 개발이 사업의 시작이었고 채널을 기반으로 푸드 트렌드에 대한 구독자 팬덤이 구축되면서 독특한 음식을 찾으려는 노력으로 연결이 됐다”면서 “이 같은 생각은 또 독특한 상품의 개발로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커머스로 전환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하다보니 ‘콘텐츠 커머스’라는 비즈니스 모델(BM)로 옮겨간 셈인데요. 당연히 온라인 채널을 운영하면서 방대한 콘텐츠와 이용자 데이터를 확보했기에 소비자 니즈와 트렌드도 자연스레 습득할 수 있었죠. 이용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팬덤’도 형성돼 있었고요. 특히 인위적으로 광고를 위해 콘텐츠를 만든 것이 아니었고, 흥미를 유발하면서 일상에서의 필요를 제시하는 정보성까지 갖춘 콘텐츠를 만들었기에 자연스럽게 브랜드 경험을 이끌어 내고 충성도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에 쿠캣은 2017년 푸드 자사몰(D2C) ‘오먹상점(현 쿠캣)’을 오픈하기에 이릅니다. 자사몰 역시 고객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고 충성고객을 유치할 수 있단 장점이 있죠. 수익성을 높이거나 판매 가격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도 있고요. 사실 인지도가 낮은 브랜드라면 자사몰을 열기 쉽지 않을텐데요. 그만큼 쿠캣만의 자신감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자사몰 운영을 통해 쿠캣은 또 고객 경험을 개선하고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수 있었고요.

쿠캣은 자체브랜드(PB) △발라즈(디저트) △쿠켓메이드(가정간편식, HMR) △띵커바디(건강·다이어트 식품) 등도 론칭했는데요. 쿠캣 채널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MZ세대들의 취향을 저격할만 한 식품군입니다. 특히 그 가운데서도 1인 가구, 2030여성들을 쿠캣은 핵심 타깃으로 설정하고 있는데요. 가성비(가격 대비 효용)와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를 추구하는 이들의 소비 성향을 충족하기 위해 합리적인 가격의 고품질 제품을 선보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타깃도 타깃이지만 독특하고 참신한 PB상품들이 나올 수 있었던 이유 역시 쿠캣 채널 운영 덕분인데요. 쿠캣은 콘텐츠 채널을 통해 MZ세대들이 열광하는 포인트를 확인하고 이를 제품 개발 및 마케팅 등에 적극 활용해왔습니다. 일례로 ‘감자탕 볶음밥’이라는 상품은 “볶음밥 먹으려고 감자탕 먹는다”는 댓글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와 함께 MZ세대의 강력한 팬덤이 선순환을 발휘하며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는데요. 워낙 독특하다보니 인증과 공유, 입소문 마케팅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죠.

현재 자사몰인 ‘쿠캣’이 전체 매출 비중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작년 4분기 기준 월 순수 이용자수(MAU)는 100만명대 수준이고요. 가입자 수는 약 130만명입니다. 현재 전체 매출 가운데 PB 상품의 매출도 70%대 수준으로 높습니다. PB상품은 역시 수익성을 높일 수 있고 판매 가격은 낮출 수 있단 장점이 있죠. 여기에 쿠캣은 5만원 이상을 구매해야 무료배송을 해주고 있는데요. 1인당 평균 구매액이 높을 것이라 예측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쿠캣에 따르면 평균 구매액이 4~5만원 수준이라고 합니다. 분기별 재구매율은 40%대고요.

GS 유통망 활용해 오프라인 경험 확대·퀵커머스 검토

자사몰 이후 쿠캣의 다음 도전 ‘오프라인’ 채널이었습니다. 2019년엔 첫 오프라인 매장으로 롯데백화점 잠실점을 선택했는데요. 현재 직영 오프라인 매장 ‘쿠캣마켓’은 코엑스점과 신촌점 2곳에 있습니다. 이 외 숍인숍(마트 등 가게 안에 있는 마켓) 개념의 ‘쿠캣존’을 운영 중이고요. 코엑스점에 가봤는데요. MZ세대를 사로잡을 만한 요소들이 가득했습니다. 쿠캣 간편식을 바로 데워 먹을 수 있는 전자레인지도 배치해놨고요. 한켠에는 쿠캣 인기 상품을 활용한 다이닝 메뉴를 주문해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도 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쿠캣의 영상 콘텐츠들이 눈길을 끌었고요.

앞으로도 쿠캣은 오프라인 매장을 지역별 거점을 고려해 상권 등을 면밀히 분석한 후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확대할 예정인데요. 쿠캣이 오프라인 매장을 연 이유는 무엇일까요? 쿠캣 측은 “쿠캣 제품이 새롭고 독특하기 때문에 직접 먹어보는 경험도 중요하기 때문이다”면서 “오프라인 매장은 플래그십 스토어 역할도 하지만 퀵커머스를 위한 물류 거점으로의 활용도 현재 검토 중이다”고 답했습니다.

사실 쿠캣을 좀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린 계기는 ‘찹쌀떡’이 아닐까 하는데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입소문이 났죠. 이에 이 찹쌀떡을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인 GS25가 지난해 5월 단독으로 판매를 하면서 ‘GS 신상 디저트’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GS25가 새로운 콘셉트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지난해 12월 합정에 처음으로 오픈했는데요. 여기에도 쿠캣의 상품 전용 냉동 매대를 넣었습니다. 간편 식품 매장 콘셉트를 가진 합정점에 딱이었죠.

이번 쿠캣 인수로 GS리테일은 이처럼 GS 유통망을 통해 쿠캣의 제품들을 선보이면서 시너지 효과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이와 함께 냉동 외 상품으로 취급 카테고리를 넓히고요. 공동 연구개발도 할 것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퀵커머스 시너지 효과도 낼 수 있게 됐습니다. GS더프레시 MFC(마이크로 풀필먼트센터) 냉동상품 저장 기능 확대, 요기요·쿠캣마켓 등을 통한 동시 판매 상호 시너지 구축 등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외 제조 부문에서의 협력도 기대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데요. 그간 쿠캣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상품을 만들어왔는데요. 워낙 독특하다보니 제품 개발도 개발이지만 콘셉트에 맞는 제조처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쿠캣이 흑자 전환을 이룰 수 있을지도 관심사인데요. 쿠캣에 따르면 매출은 △2019년 192억원에서 △2020년 390억원으로 급증했는데요. 2021년 매출은 400억원 대로 예상하고 있고요. 하지만 현재 적자라고 합니다. 쿠캣 측은 “흑자 전환을 이뤄낸 시점이 있었으나 물류센터 건립 및 자동화설비 등을 우선 진행하며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매출 성장과 안정적인 수익 기반 확보를 통해 흑자 전환을 이뤄낼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쿠캣은 타깃층도 좀 더 확장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큰 틀에선 1인 가구, 간편식 시장을 공략하려 하는데요. 1인 가구 특성에 맞게 조리가 간편하고 용량이 적절하면서 맛과 건강을 갖춘 제품을 개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합니다. 더불어 단순히 연령대를 구분지어 타깃층을 설정하기보다, 예컨대 캠핑족 등 쿠캣의 맛을 소비하길 원하는 다양한 고객들을 공략할 생각입니다.

쿠캣만의 콘텐츠도 놓치지 않을 생각입니다. 현재 ‘쿠캣TV’도 베타테스트 중인데요. 숏폼 형태의 쿠캣 콘텐츠를 온라인 쿠캣에서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방문자들이 콘텐츠를 재미있게 소비하면서 먹고 싶은 상품을 자연스럽게 주문할 수 있도록 하려는 전략이죠.

해외에선 어떨까요? 특히 홍콩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어 팝업 매장을 6호점까지 열었다고 하는데요. 해외 현지 업체들과 글로벌 사업에 대해 다각도로 논의 중이라고 합니다. 글로벌 OEM 업체를 발굴해 상품 원가 절감 및 신제품의 개발을 통해 해외 인프라를 확대하고, 이를 기반으로 제3국으로 직접 수출하는 3자 무역 형태의 사업도 고민 중이라고 하네요.

궁극적으론 전 세계 소비자가 ‘아시아 음식’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선택지가 ‘쿠캣’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아시아 푸드 트렌드를 어떻게 이끌겠다는 건지 궁금했는데요. 쿠캣 측은 “단순히 K푸드를 글로벌화하는 것을 넘어 아시아의 음식을 ‘쿠캣스럽게’, 독특하고 참신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쿠캣의 전 세계 70여개의 온라인 채널이 이러한 쿠캣의 바람이 실현 가능한 것인지 가늠해볼 수 있는 좋은 시험대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볼 문제

·2020년과 2021년 매출을 보면 제자리걸음인데요. 팬덤의 힘으로 급성장했지만, 이 부분이 한계로 작용하진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현재보다 쿠캣은 더 확장할 수 있을까요? 오프라인 판매 채널 확대가 쿠캣에게 어떤 모멘텀을 가져다 줄까요?
·쿠캣의 경쟁력은 SNS채널로부터 오는데요. 채널의 인기가 지속될 수 있었던 이유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GS리테일과의 협력을 통해서도 이러한 채널을 통한 쿠캣만의 PB상품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