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콘텐츠는 2022년 2월12일 오후 1시 <블로터>에 무료로 발행된 기사입니다. 투자 시장에 의미가 있다고 판단, <넘버스>에도 소개합니다. 

시간이 없다면

·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전문 사업법인 SSG닷컴이 올해 상장을 목표로 몸집을 키우고 있습니다.

· 손실 폭이 확대되긴 했지만 매출액과 거래규모(GMV)를 대폭 늘리는 것이 고무적입니다.

· 재무적투자자(FI)들이 3000억원을 추가 출자하며 재원도 마련했는데요. 과연 이것이 신규 투자자 입장에서 좋기만 한 일이지는 살펴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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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공개(IPO)를 앞둔 SSG닷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시장 지배력입니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현재 어느정도 매출을 거두고 있고, 또 앞으로 성장 전망은 어떤지를 보여주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적자는 크게 중요한 요소는 아닙니다. 이미 쿠팡이 몸소 증명했습니다. 여태껏 흑자 한 번 내지 않은 회사지만 뉴욕증시(NYSE)에 성공적으로 데뷔하며 5조원의 자본금을 조달했습니다.

SSG닷컴 역시 마찬가지로 IPO를 앞두고 매출을 늘리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지난 10일 이마트가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SSG닷컴은 지난해 1조4942억원의 순매출을 거뒀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5.5% 증가한 수준입니다.

시장 장악력을 파악하는 거래규모(GMV)의 증가폭은 더욱 컸습니다. 지난해 GMV는 5조7174억원으로 전년 대비 22%나 늘었습니다. 2019년 SSG닷컴의 GMV가 2조8732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년 만에 GMV를 2배 수준으로 늘린 것입니다.

적자규모는 재차 확대됐는데요. 2020년 469억원 수준의 영업손실 규모는 2021년 1079억원으로 늘어났습니다. 2019년 819억원이었던 적자규모가 감소했다가 다시 확 증가했습니다.

다만 늘어난 적자를 메우기 위한 방법은 이미 마련돼 있었습니다. 이마트는 지난 10일 실적발표와 함께 자회사인 SSG닷컴의 유상증자 소식을 알렸습니다. 재무적투자자(FI)로 SSG닷컴에 투자에 참여했던 두 사모펀드 ‘어피니티(Affinity Equity Partners)’와 ‘BRV(Blue Run Ventures)’가 3000억원의 추가 출자를 한 것이죠.

이번 추가 출자는 어피니티 컨소시엄이 2019년 총 7000억원을 출자하며 이미 이마트와 체결한 계약내용의 일환입니다. 컨소시엄은 2022년에 3000억원을 추가출자할 권리 의무를 보유하는 계약을 맺은 바 있습니다. IPO를 앞두고 SSG닷컴의 추가 성장 가능성을 점치고 투자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SSG닷컴의 성장성만 놓고 보면 FI가 고민 없이 추가 투자를 결정할 만 합니다. FI는 3년 전 7000억원을 출자할 당시 또 다른 조건을 걸었었는데요. 바로 SSG닷컴이 2024년까지 GMV 규모 5조16000억원 이상을 달성해 IPO를 성공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SSG닷컴은 지난해 GMV 5조7174억원을 기록하며 계약 조건보다 1년 빨리 목표치를 달성했습니다.

FI의 추가 출자로 SSG닷컴의 지분구조에도 소폭 변화가 생겼습니다. 최대주주인 이마트의 지분율은 50.08%에서 45.58%로, 신세계는 26.84%에서 24.42%로 소폭 낮아졌고요. 어피너티와 BRV의 지분은 각각 11.54%에서 15%로 늘어났습니다.

이마트 입장에서는 FI의 추가출자가 부정적이라고 여겨지지는 않습니다. 사실상 전쟁터와도 같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적자를 감수하고 공격투자를 해야하는데 이마트는 이미 다양한 신사업에 투자를 진행하며 재무건전성에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죠. 이마트는 야구단, 이베이코리아, 스타벅스코리아 인수를 연달아 진행하며 수조원의 자금을 썼습니다. 이마트 성수동 본사를 1조2000억원에 매각하는 등 꾸준히 자산유동화를 진행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만 향후 SSG닷컴이 상장한 이후 일반 주식투자자들에게 좋은 소식인지는 모르겠습니다. FI의 참여 지분이 증가한다는 것은 그만큼 구주매출 물량도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직 FI의 투자금 회수 방안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구주매출은 대주주나 일반주주 등 기존 주주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주식지분 중 일부를 일반인들에게 공개적으로 파는 것을 말합니다. 양도인은 투자금을 회수하는데 의미가 있고요. 양수인은 주식투자, 경영참여 등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 말은 즉 SSG닷컴이 상장을 통해 조달할 자금 중 기존 투자자의 투자금 회수를 쓰이는 비중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직 구체적인 IPO 계획이 나오진 않았지만, SSG닷컴의 대주주인 이마트와 신세계가 보유한 SSG닷컴 지분 일부를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이 경우 구주매출 물량이 더욱 늘어나겠죠.

물론 이마트가 구주매출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더라도 향후 이커머스 사업에 투자할 가능성이 크긴 합니다. 그러나 어쨌든 모회사와 자회사 둘 다 상장된 상태라면 신규 투자자 입장에서 공모금이 다른 회사로 흘러 들어가는 것이 썩 기분 좋을리는 없을 것입니다.

생각해 볼 문제

· SSG닷컴이 상장한 후 이베이코리아와의 관계는 어떻게 재편될까요? 이마트가 3조6000억원을 주고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 만큼 그 활용 방안도 주목할 만 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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