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커피는 맛이 없다’?!

스타벅스 커피 맛을 둘러싼 세간의 평은 꽤 박해 보여요. ‘씁쓸하고 탄 맛이 난다’ ‘무난한 양산형 커피’라는 평이 대체적이죠. 실제로 2007년 미국 소비자 매체에서 시음회를 벌였데요. 스타벅스 커피를 맥도날드, 던킨, 버거킹 등 비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에서 취급하는 커피와 비교했는데요. 스타벅스가 맥도날드에 밀렸다고 해요. 충격적이죠. 오늘날 스타벅스를 성공하게 만든 하워드 슐츠 CEO가 이 소식을 듣곤 ‘맛에는 타협할 수 없다’며 퀄리티를 높이라고 했다나요? 그래도 솔직히 지금 맛이 그렇게 탁월한지는 잘 모르겠어요.

다만, 맛이 어쨌든 스타벅스는 우리나라에서 엄청 잘 나가는 게 사실이예요. 2020년 기준으로 매출이 1조9300억원이었는데, 이건 나머지 2~7위 커피 프랜차이즈를 압도적으로 누른 수치고요. 심지어 2~7위 매출을 모두 합쳐도 스타벅스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요. 지난해 매출은 무난하게 2조2000억원을 넘었을 거라 하죠.

또 세계에서 스타벅스가 가장 많은 도시는요, 뉴욕도 런던도 상하이도 아닌 바로 서울이예요. 서울의 면적당 스타벅스 점포 수를 환산하면 대략 500미터만 걸어가면 무조건 스타벅스 점포 하나는 나온다는 계산이 나와요. 아닌 게 아니라 중심지만 가면 이 건물에 스타벅스 있고, 바로 옆 건물에 또 스타벅스 있고 하는 걸 쉽게 보셨을 거예요. 가맹점이 아닌 직영점 체제라 근접출점 규제를 안 받는 스타벅스가 취할 수 있는 전략이죠.

근데 스타벅스 커피가 맛이 없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대항마로 맛있는 커피를 취급하는 곳들이 나오고 있어요. 폴 바셋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나왔을 때 전문 바리스타를 내세웠고요. 또 미국에서 ‘실리콘벨리 커피’로 유명한 블루보틀이 우리나라에 상륙하면서 엄청난 반향을 낳았죠. 드립 커피 내리는 데 15분이나 걸리고, 자리도 불편하고, 와이파이도 안 되는데 무려 한 시간 넘게 줄 서서 먹었거든요. 블루보틀에서 취급한 게 바로 ‘스페셜티’ 커피라는 건데, 토종 프렌차이즈인 테라로사 커피도 이걸 앞세웠고요. 최근엔 신세계의 정유경 총괄 사장도 고급화된 커피 전문점을 낸다고 해요. 한국 스타벅스의 지분 절반을 쥔 이마트의 정용진과 남매 간 대결이죠.

그럼 한국 스타벅스는 맛을 앞세운 스페셜티 커피나 고급화 커피에 과연 밀리게 될까요? 스타벅스의 성공 스토리나, 또 우리나라에서 왜 스타벅스가 성공했는지를 문화, 브랜딩 관점에서 보면 그럴 수 있겠다 짐작하기도 어려워요. 한국에서 스타벅스의 지위는 독보적이고, 또 그 수준이 거의 커피계 ‘명품’ 반열에 올랐거든요. 스벅에서 애플 기기를 쓰는 게 스스로에게 ‘차별적 우월감’을 준다고 하는데, 이런 현상이 어떻게 보면 한국 스타벅스가 성공한 요인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맛 없는 스타벅스 커피는 왜 한국에서 이렇게 성공했을까요? 스타벅스가 신흥 경쟁 커피점에서 이길 경제적 해자는 무엇일까요? 그 스토리가 무엇인지 저희 넘버스에서 여러분들이 이해하시기 쉽게 차근차근 7분짜리 영상으로 정리했습니다. 보시고 더 궁금하신 점 있으면 댓글로 질문을 달아주세요. 넘버스가 답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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