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서 LG헬로비전으로’ 1년…LG 효과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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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헬로가 LG헬로비전으로 간판을 바꾼지 1년이 됐습니다. 지난해 12월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며 야심차게 출범한 지 1년이 흘렀는데 회사의 대표 사업인 케이블TV와 알뜰폰의 성적표는 어떨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 ‘LG 효과’는 미미합니다. 케이블TV는 LG헬로비전뿐만 아니라 모든 사업자들이 IPTV에 밀려 부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알뜰폰은 1위 자리를 KT의 알뜰폰 자회사 KT엠모바일에 빼앗겼습니다.


케이블TV부터 살펴보겠습니다. LG헬로비전의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케이블TV 가입자 수는 4152000명입니다. 1년전인 지난해 3분기(4185000명)에 비해 3만3000명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분기별로 보면 가입자의 감소폭은 줄었습니다. 올해 2분기 케이블TV 가입자수는 4155000명으로 1분기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고 3분기는 2분기에 비해 3000명이 줄어 그나마 선방했습니다. 케이블TV 가입자 수의 감소세는 최근 수년간 이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비단 LG헬로비전만의 문제는 아니죠. 이통사들이 자사의 모바일 상품과 IPTV, 초고속인터넷을 결합해 할인판매하며 케이블TV 가입자들을 쓸어간 것이 원인입니다.

하지만 LG헬로비전은 LG유플러스라는 모회사가 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자사의 IPTV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가입자를 모으고 있죠. LG유플러스의 IPTV 콘텐츠가 자회사인 LG헬로비전 케이블TV에도 탑재된다면 케이블TV 가입자들의 이탈을 막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 첫 번째가 ‘U+아이들나라’입니다. U+아이들나라는 LG유플러스가 지난 2017년 선보인 키즈 및 영유아 부모 맞춤형 콘텐츠입니다.

LG헬로비전은 지난 3월 자사의 케이블TV ‘헬로tv’의 디지털 셋톱박스에서 아이들나라를 선보였습니다. 이후 11월까지 헬로tv의 아이들나라 누적 이용자는 7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LG헬로비전은 아이를 키우는 30~40대 부모들을 공략했습니다. 그 결과 헬로tv의 전체 가입자 중 40대 이하의 비중도 늘었습니다. 향후 LG유플러스 IPTV의 콘텐츠들이 추가로 헬로tv에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꼭 키즈 콘텐츠가 아니더라도 케이블TV는 각 지역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입니다. 전국 대상 방송에서 다루지 못하는 각 지역 소식들을 꼼꼼하게 전해주기 때문이죠. 향후 헬로tv가 얼마나 IPTV의 공세를 버텨내고 선방할 지 지켜볼 일입니다.


다음은 알뜰폰을 보겠습니다. LG헬로비전은 LG유플러스로 인수되기전까지 알뜰폰 업계 1위였지만 지금은 KT엠모바일에 1위 자리를 내줬습니다. 3분기 기준 LG헬로비전의 알뜰폰 가입자 수는 약 61만명인 반면 KT엠모바일은 78만명입니다. KT엠모바일이 LG헬로비전을 앞서기 시작한 건 지난해 4분기부터입니다. 지난해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기에 CJ헬로는 기존대로 영업 및 마케팅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당시는 CJ헬로와 KT엠모바일, 미디어로그(LG유플러스의 기존 알뜰폰 자회사)의 경쟁이 한창이었습니다. CJ헬로가 주춤한 사이 KT엠모바일이 월 9000·7000원대 무제한 요금제와 KT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즌’ 연계 요금제 등을 내놓으며 가입자를 빠르게 확보하며 1위로 올라섰습니다.

LG헬로비전에게 알뜰폰은 중요한 사업입니다. ARPU(가입자당평균매출)가 가장 높기 때문이죠. 올해 3분기 기준 알뜰폰 ARPU는 2만1599원으로 인터넷(1만1663원), 케이블TV(7139원)보다 높습니다. LG헬로비전이 다시 알뜰폰에서 비상할 기회는 있습니다. 최근 스마트폰 공기계(자급제폰)를 구매하고 알뜰폰 유심요금제에 가입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대부분 이통사의 5G 서비스에 실망한 소비자들입니다. LTE보다 비싼 5G 스마트폰을 구매하고 5G 요금제에 가입했지만 정작 5G가 잘 터지지 않았기 때문이죠. 때문에 공기계를 쇼핑몰에서 24개월 무이자 할부로 구매하고 유심요금제에 가입하면 이통사보다 저렴하다는 것을 깨달은 일부 소비자들은 알뜰폰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LG헬로비전뿐만 아니라 다른 경쟁사들에게도 같은 기회죠. 가격과 서비스 등의 차별화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LG헬로비전은 인터넷 사업에서는 LG유플러스로 인해 가입자의 이탈을 방지하고 비용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LG헬로비전은 기가인터넷망이 전국 모든 지역에 다 깔려있진 않습니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대부분 지역에 기가인터넷을 공급할 수 있죠. 때문에 기존 LG헬로비전의 기가인터넷망이 없는 지역에서 헬로tv 가입자들이 기가인터넷을 원할 경우 LG유플러스의 기가인터넷에 가입시키며 이탈을 막을 수 있습니다.


케이블TV·알뜰폰·인터넷에서 보듯 아직 ‘LG 효과’는 크지 않아 보입니다. 1년 간의 LG헬로비전의 실적도 예전과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LG헬로비전의 올해 3분기 매출은 26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2억원으로 129.4% 늘었지만 이는 지난해 3분기 실적이 워낙 좋지 않은 것에 기반한 기저효과입니다.

기업을 인수하는 이유는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의 시너지를 위함이죠. 유독 M&A 분야에서 약한 면모를 보여온 LG그룹이 CJ헬로를 인수할 때의 비전은 지금보다는 더 나은 실적과 고객 확보였을 겁니다. 지금 경쟁사와 비교해보면 아직은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봐야 겠죠.

물론 기회는 분명히 있습니다. 특히 알뜰폰은 정부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고 무엇보다 그간 무심했던 소비자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 고무적입니다. 케이블TV와 인터넷은 모회사 LG유플러스와의 협력이 관건입니다. 케이블TV는 LG유플러스의 지원으로 콘텐츠를 지속 보강해 가입자 이탈을 막아야 합니다.  인터넷도 LG유플러스의 기가인터넷 전국망을 적극 활용해 가입자를 늘리는 것이 과제입니다.

박현준 기자(hj@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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