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결별?…에이디테크, 고객사 이탈 우려에도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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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설립된 국내 대표 칩리스(Chipless) 업체 에이디테크놀로지(에이디테크)는 비슷한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TSMC VCA 계약 중단으로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던 SK하이닉스 거래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 빨리 새로운 고객사를 확보해야 하는 것 아니냐”입니다. 에이디테크 답변은 늘 비슷합니다. 거래는 갑자기 중단되는 게 아니며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태계 합류 효과가 기대돼 걱정할 부분이 없다는 거죠.

업계 관계자는 설립과 동시에 풍파 없이 성장해 ‘위기 의식’이 없다며 쓴소리를 내뱉기도 합니다. 에이디테크는 설립 3년 만에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 TSMC의 디자인파트너(DCA·Design Center Alliance)로 선정됐습니다. 2009년에는 TSMC의 전략적파트너(VCA·Value Chain Aggregateor)로 올라서죠. VCA는 TSMC와 가격을 협상할 때 우선권을 행사할 수 있는 업체로 당시 TSMC VCA는 전세계 9곳뿐이었습니다. 

TSMC와 에이디테크의 좋은 관계는 계속될 것처럼 보였죠. 하지만 2019년 8월 TSMC가 국내 디자인하우스 업체 에이직랜드를 VCA에 추가 지정하면서 상황은 돌변합니다. 양사 관계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고 에이디테크는 2019년 12월 TSMC와 VCA 계약을 2020년 3월 해지할 예정이라고 공시합니다.

VCA 계약 해지 이후 에이디테크를 향한 시장의 우려도 커졌습니다. TSMC VCA 지위 덕분에 계약을 맺어온 SK하이닉스와의 거래가 끊기는 것 아니냐는 걱정 때문이었죠. 2018년 에이디테크 매출액은 20전년 대비 242.4% 급증했는데요. 에이디테크가 시스템 반도체 메모리 컨트롤러 IC를 개발해 SK하이닉스에 공급한 이후입니다.

2018년 계약을 맺은 수주 공시는 총 11건인데요. 이중 10건이 SK하이닉스 거래입니다. 총 금액은 733억원입니다. 2018년 매출액 1102억원의 66.5%에 달하는 수치죠. 

시장의 우려에도 에이디테크는 여유 있는 태도를 취했습니다. 새로운 활로가 있었기 때문이죠. 에이디테크는 2019년 VCA 계약 중단 공시 가장 하단에 “국내 파운드리사와 협력 파트너 관계 협의 진행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2020년 10월 삼성전자 파운드리 에코시스템 파트너(DSP·Design Solution Partner)에 선정됩니다. DSP는 TSMC VCA와 유사한 삼성전자 파운드리 협력 시스템입니다.

에이디테크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태계 합류를 두고 “더 큰 성장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는데요. 지난달 신규 선임된 박준규 대표는 ‘전자신문’ 인터뷰에서 “기존 생태계 안에서는 회사의 성장과 도약에 한계가 있다고 파악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태계에서 있는 회사로 새로운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의지를 드러내기 위한 발언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실제로 그렇다”고 말합니다. TSMC는 VCA 업체가 ‘특정 지역 고객사’만 담당하도록 합니다. VCA 업체 입장에서는 확실한 매출 창구를 제공받지만 외형 확장에는 어려움을 겪는 거죠. 하지만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태계 하에서는 제약이 줄어듭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에이디테크의 해외 지사 신설도 이와 관련 있습니다. 고객사를 넓히겠다는 거죠. 

최근 또 한 번 우려되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지난 1일 “SK하이닉스가 에이디테크놀로지와 거래를 끝낼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거죠. 시장에서 우려하던 일이 현실화된 겁니다. 하지만 에이디테크 내부 관계자는 “당연한 수순”이라며 여유 있는 태도를 취했습니다. TSMC와의 VCA 계약이 끝났으니 SK하이닉스와의 거래가 조금씩 줄어드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거죠.

SK하이닉스는 에이디테크를 대체할 새로운 업체를 찾아 나서거나 모든 과정을 직접 대체하는 방식을 채택할 텐데요. 시간이 필요하겠죠. 에이디테크는 이 기간을 1~2년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1~2년은 더 거래할 수 있고 그 사이에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태계 합류 효과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겁니다.

에이디테크는 위기 앞에서도 여유 있는 태도를 취해왔습니다. 에이디테크의 여유는 근거 있는 자신감이었을까요. 향후 실적이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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