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의 ‘아이리버 DNA’, 히든카드는 ‘오디오 콘텐츠’

8-아이리버1-92569fcd-a573a43c

여러분은 ‘아이리버’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한 시대를 풍미했던 MP3 브랜드, 혹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플로'(FLO)를 운영하는 ‘드림어스컴퍼니’로 압축될텐데요. 

 

2000년대 초반 ‘아이리버’로 명성을 떨쳤던 이 음향기기 제조사는 2014년 대변혁의 시기를 맞이합니다. 음원 사업을 넘보던 SK텔레콤의 레이더망에 포착됐기 때문인데요. 2014년 SK텔레콤을 최대주주로 맞이한 아이리버는 음악 사업 인프라를 대폭 확장합니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플로를 론칭한 아이리버는 2019년 드림어스컴퍼니로 사명을 바꾸면서 새로운 도약을 꿈꾸게 되는데요. 최근에는 오디오 콘텐츠 시장도 노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스튜디오돌핀’의 등장

지난 18일 스튜디오돌핀이라는 업체가 특수관계인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한다는 공시를 발표했습니다. 차입금은 15억원으로 여타 대기업 집단 계열사들의 단기차입금 규모와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요. 눈 여겨볼 부분은 차입처였습니다. 

스튜디오돌핀이 자금을 차입한 곳은 드림어스컴퍼니인데요. 해당 공시에서 스튜디오돌핀은 “스튜디오돌핀은 드림어스컴퍼니가 100% 출자한 상법상 자회사”라며 “SK의 계열회사로 편입 및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소속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드림어스컴퍼니의 100% 자회사로 밝혀진 스튜디오돌핀은 어떤 기업일까요. 아직 스튜디오돌핀은 대외적으로 이렇다할 행보를 보이진 않았습니다. 업계에서도 드림어스컴퍼니의 사업 영역에 비춰봤을 때 음악과 관련된 디지털 콘텐츠 제작사 정도로 추정하고 있었는데요. 

<블로터> 취재 결과 스튜디오돌핀은 오디오 콘텐츠를 개발하는 전문 제작사였습니다. 현재 스튜디오돌핀은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31일 ‘더 프로파일러’ 티저(예고편)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19개의 오디오클립을 업로드했는데요. 

스튜디오돌핀이 제작한 ‘더 프로파일러’의 경우 대한민국 프로파일러들의 경험담을 주제로 한 오디오클립으로 현재 2만7000여명의 구독자를 확보한 상태입니다. 33분 분량의 에피소드 1화 ‘가방 안의 비극’은 7300회 이상의 재생 수를 기록했습니다. 

 

실제로 드림어스컴퍼니는 지난해부터 ‘오디오 콘텐츠 기획·소싱’, ‘외부 콘텐츠 제작자 등 CP 계약·제휴’ 등 스튜디오돌핀 관련 인력을 꾸준히 채용하며 음원 사업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었습니다. 각종 채용 사이트에 오디오 콘텐츠 관련 구인 공고를 내며 사업 확장에 귀를 기울인 셈인데요. 

온라인 음악 서비스, 음반 및 디지털 콘텐츠 유통, 공연사업, 아티스트 MD, 디지털 콘텐츠 개발 및 공급, 음향기기 및 인공지능(AI) 스피커 제조·판매까지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드림어스컴퍼니는 왜 오디오 콘텐츠 시장에 도전했을까요.

판 커진 오디오 콘텐츠 시장

공식적으로 드림어스컴퍼니 측에 문의해본 결과 “스튜디오돌핀은 레코딩 제작 전용 스튜디오”라면서도 “일상적인 운영 활동의 일환”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를 통해 스튜디오돌핀이 레코딩 기반의 콘텐츠를 만드는 제작사임을 알 수 있죠. 다만 이제 막 닻을 올린 회사인 만큼 구체적인 사업계획나 비전까지 확인할 수는 없었는데요. 네이버 오디오클립 콘텐츠 공급 및 구인 공고 등을 통해 오디오 콘텐츠를 개발한다고 유추할 수 있습니다. 

스튜디오돌핀이 오디오 콘텐츠 사업을 본격화할 경우 드림어스컴퍼니의 사업 인프라도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현재 드림어스컴퍼니는 크게 ‘뮤직’과 ‘디바이스’ 영역으로 사업 부분을 나누고 있습니다. 뮤직 부문에서는 드림어스컴퍼니가 온라인 음악 서비스, 음반 및 디지털 콘텐츠 유통, 공연사업 등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스튜디오돌핀이 개발하는 콘텐츠가 오디오 분야라는 점에서 뮤직 부문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드림어스컴퍼니는 ‘아이리버’와 ‘아스텔앤컨’를 통해 음향 기기 및 AI 스피커 등 디바이스 사업도 영위하고 있는데요. 아이리버는 MP3 외에도 안드로이드TV, 보이스레코더, 오디오, 휴대용 DVD, 블루투스 이어셋, 웹캠 등 다양한 생활밀착형 디지털 기기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아스텔앤컨의 경우 마스터링 퀄리티 사운드(MQS)를 그대로 재생해주는 거치형 하이파이 오디오 시스템 등 고품질 음향기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고품질 시스템을 기반으로 제작하다보니 프리미엄 라인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드림어스컴퍼니는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뮤직 기반 사업과 하드웨어 제조 및 판매 중심의 사업을 통해 음원 유통, 플랫폼 운영, 음향 기기 사업 등 오디오 기반의 밸류체인을 형성하는 모습입니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와 음향 기기 판매라는 전통적인 음악 사업에 팟캐스트 형태의 오디오 콘텐츠를 더해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죠. 

 

그렇다면 스튜디오돌핀의 합류로 어떤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요. 가장 가능성이 높은 부분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플로’의 외형 확대입니다. 플로에 스튜디오돌핀의 오디오 콘텐츠가 탑재될 경우 기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자 외에 팟캐스트 수요층까지 끌어 모을 수 있다는 점인데요. 

팟캐스트 제작업체 ‘앵커’, ‘김렛미디어’ 등을 인수하며 관련 콘텐츠 규모를 키운 스포티파이나 관련 정기구독 서비스를 준비중인 애플의 사례를 보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죠. 로열티를 나누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와 달리 팟캐스트 등의 오디오 콘텐츠는 플랫폼이 모든 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미 트위터는 신규 오디오 콘텐츠 서비스인 ‘스페이스’를 론칭했고, 페이스북도 연내 팟캐스트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는데요. iOS를 통해 반짝 흥행에 성공한 클럽하우스 개발사가 안드로이드 버전까지 출시하는 것을 보면 팟캐스트를 비롯한 오디오 콘텐츠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19년 220억달러 수준이던 오디오 콘텐츠 시장은 오는 2030년 753억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요.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드림어스컴퍼니는 오디오 콘텐츠를 직접 제작할 수 있는 자회사 스튜디오돌핀을 통해 음악 사업의 밸류체인을 고도화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스튜디오돌핀의 오디오 콘텐츠 제작 능력을 발판 삼아 플로의 덩치를 키우거나, 자체 플랫폼 론칭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모색할 가능성이 높죠. 

드림어스컴퍼니의 전체 매출 가운데 음악서비스와 콘텐츠 유통으로 벌어들이는 비중만 75%가 넘는 상황입니다.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 되고 있는 만큼 MD상품 및 공연 등에서 수익성을 발굴하기보다는 ‘잘 하고 있는 것을 더 잘 하기 위한’ 동력을 찾아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분기 연결기준 매출 577억원, 영업이익 11억원 기록하며 2015년 4분기 이후 첫 연결기준 분기 흑자를 기록한 드림어스컴퍼니는 플로의 견고한 성장을 바탕으로 콘텐츠와 IP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달 초 드림어스컴퍼니는 “플로를 오디오 플랫폼으로 확대하고 콘텐츠 중심 음악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3년간 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는데요. 스튜디오돌핀이 그 시작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드림어스컴퍼니가 그리는 ‘큰 그림’ 속에서 스튜디오돌핀을 비롯한 또다른 행보가 기대됩니다.

No account yet? Register

지금 넘버스 멤버십에 가입해 보세요!

이어지는 스토리가 궁금하다면?

이런 스토리는 어때요

새로 보는 비즈니스 트렌드

댓글 작성하기

mshop plus friend talk